삼성 추락-SK 상승세 맞물리며 6위 싸움 혼전 조짐

올시즌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경쟁에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 ‘4약(弱)’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서울 삼성의 부진으로 빗나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6위팀 삼성이 지난 17일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대구 오리온스와의 2009/10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60-78로 크게 지며 6연패에 빠지는 사이 서울 SK는 안양 KT&G에 63-50으로 완승하며 파죽의 3연승을 달렸다.

삼성은 16승 21패로 7위 인천 전자랜드에 4.5경기 앞서 있지만 부진이 계속 이어진다면 신선우 감독 체제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SK를 비롯해 하위 4개팀에게 덜미를 잡힐 가능성도 충분하다. 아직 정규리그도 17경기 안팎 정도가 남아있어 5경기 이내의 승차는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

삼성의 부진은 특히 심각하다. 이승준을 데려오고 이상민, 강혁, 이정석, 이규섭 등 기존 주력 선수들이 건재해 올시즌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는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잦은 턴오버로 ‘자승자박(自繩自縛)’의 신세다. 특히 최하위 오리온스를 상대로 무려 19개의 턴오버를 저지른 모습은 그야말로 자멸이었다.

지난 3일부터 17일까지 불과 2주 동안 무려 6경기를 치르면서 체력이 바닥난 것도 삼성이 무너진 원인. 결국 삼성은 나흘을 쉰 뒤 오는 2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치르는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를 비롯해 오는 24일 원주 동부와의 원정경기가 부진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기회다. 만약 모비스와 동부와의 경기에서도 연패를 끊지 못한다면 하위권 팀들의 추격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

반면 최근 인천 전자랜드를 비롯해 SK까지 하위권 팀들이 ‘고추가루 부대’로 변신한 것이 주목할 만하다. 이 가운데 SK의 상승세가 눈부시다.

연패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며 최하위까지 곤두박질쳤던 SK는 지난 8일 전주 KCC와의 홈경기부터 부진에서 빠져나올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1월 말이 되기 전에 정상 전력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던 신선우 감독의 계획이 현실로 드러난 것.

결국 지난 10일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연패를 끊는데 성공한 SK는 지난 15일 선두권 경쟁을 벌이고 있던 동부를 연장전에서 꺾은 뒤 안양 KT&G까지 잡으며 3연승을 구가했다.

오는 19일 원정이 KCC와의 경기라 연승 행진이 끊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올스타전 및 KBL 드래프트 휴식기 직전 전자랜드, 오리온스(2경기) 등과 세 차례 맞대결을 벌이기 때문에 승수를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남아있다. 현재의 상승세라면 5라운드 막판까지 6위 삼성과의 승차를 더욱 좁혀 6라운드에서 대역전을 노려볼 수 있다.

현재 상황만 보면 삼성에게는 위기고 SK를 비롯한 하위권 네 팀에게는 기회다. 하위권 네 팀이 고질적인 잦은 턴오버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의 발목을 잡는다면 승차는 순식간에 좁혀질 수 있다. 싱겁게 끝날 것만 같았던 6강 경쟁이 삼성의 하향곡선과 SK의 상승곡선과 더불어 새로운 양상으로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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