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봄에 대한 노래가사 작성해줘.

GPT: 봄바람이 부는 창 밖을 보면/ 새들의 노래와 함께 봄이 왔네요/ 꿈같은 계절, 햇살이 따뜻해져/ 내 마음도 따뜻하게 녹아내리네요.

질문: 더 사랑스러운 가사를 원해.

GPT: , 좋아요. 더 사랑스러운 노래 가사를 작성해드릴게요.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챗GPT에게 노래가사를 작성해달라고 하자 벌스1·2(verse1·2, 1·2절)와 코러스(Chorus, 후렴)를 척척 써내려가며 사람이 작성한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가사를 내놨다. 계속된 요청에도 더 괜찮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미국의 AI 연구 개발 업체인 오픈에이아이(OpenAI)가 지난해 11월 30일 공개한 대화형 전문 인공지능 챗봇인 챗지피티(ChatGPT). 등장한 지 4개월 남짓 된 챗GPT는 시·소설·편지 등 글쓰기나 논문 요약은 물론 작사·작곡, 코딩 작업, 그림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챗GPT가 쓴 책부터 활용서까지 최근 두 달간 챗GPT 관련 도서만 17종이 출간됐다. 챗GPT가 가져올 변화들은 무엇일까. 최재용 디지털융합교육원 원장은 챗GPT에 대한 여러 잡음과 우려가 아직은 더 컸던 지난 몇 달간 정부 관계 부처와 각 분야 종사자들을 만나 챗GPT를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할 수 있을지를 소개, 강의해왔다. 지난 5일 출간된 ‘이것이 챗GPT다’의 공동저자이기도 한 최 원장을 만나 챗GPT에 대한 갈증을 풀어봤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최재용 디지털융합교육원 원장이 지난 2월 2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챗GPT 활용 방안을 소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3.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최재용 디지털융합교육원 원장이 지난 2월 2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챗GPT 활용 방안을 소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3.13.

-챗GPT는 출시된 지 2개월 만에 월간 사용자 수가 1억명을 돌파했다. 기존 챗봇 시스템과 어떤 차이가 있나.

챗GPT는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인 ‘GPT-3.5’ 언어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챗GPT는 ‘Chat’과 ‘GPT’가 합성된 명칭으로 Chat은 채팅을 의미하며, GPT는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약자이다. 챗GPT는 사람과 대화하듯 자연어를 사용한 대화가 가능한 AI 챗봇으로 기존의 정해놓은 규칙에 기반한 대화 방식이 아닌, 언어를 생성하는 방식으로 대화의 문맥을 파악하고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이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방식이다.

-그간 많은 SNS 활용 방법을 강의하고 책도 펴냈다. 챗GPT는 기존 SNS와 비교해 어떤가.

2007년 아이폰이 출시되고 모바일 혁명이 온 것처럼 챗GPT는 인공지능으로 인한 혁명이라고 생각한다. 산업구조와 직업의 변화 등 초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예상된다. 기존 SNS 활용방법과 다른 점은 기대치 이상의, 예상외의 결과물을 내놓는 점이다. 기존 SNS의 경우에는 사용자가 주도하고 사용자가 이끄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결과물을 의도한 대로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챗GPT는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서 결과물을 내놓기 때문에 사람의 예상을 벗어난다는 점이 다른 점이다. 또한 이 점이 기존 SNS와의 차별점이다.

-챗GPT는 어떤 수준까지 활용할 수 있나.

예를 들면 챗GPT에게 ‘외국논문을 읽고 요약하고 초록을 작성해라’ 하면 작성해 줄 정도이다. 키워드를 주고 시를 작성해 달라고 하면 시를 만들어 내고, 리포트, 대본, 음악, 기사, 문학작품, 영상, 콘텐츠 생성 등 다양한 곳에 챗GPT를 활용할 수 있다. 즉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활용하고자 하는가에 따라 챗GPT는 기대 이상의 답변을 단숨에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최재용 디지털융합교육원 원장이 지난 2월 23일 강의에서 챗GPT 활용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3.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최재용 디지털융합교육원 원장이 지난 2월 23일 강의에서 챗GPT 활용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3.13.

-컴퓨터가 익숙하고, 영어에 능숙해야 챗GPT 활용 가치가 크지 않을까.

챗GPT는 인공지능이라고 해서 컴퓨터를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사람만 사용하는 게 아니다. 초등학생, 할아버지 등 누구라도 사용할 수 있다. 번역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영어를 못한다고 해서 챗GPT를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물론 한글보다 영어로 질문할 경우 더 정확하고 빠른 답변을 얻어낼 수 있지만, 번역시스템을 활용한다면 이 역시 문제 될 것이 전혀 없다. 또한 외국에는 정확한 대답을 얻고자 하는 ‘프롬프트 명령어 예시집’을 만들어 판매하는 분도 있다. 나도 변호사, 기자 등 전문가들이 필요로 하는 프롬프트 명령어 예시집을 한국어로 출간하려고 한다.

-챗GPT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직업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우선 글을 사용하는 직업군에서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다. 예를 들면 기자, 소설가, 시인, 작사가, 마케터 등 글과 관련된 직업군에서 먼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필요한 텍스트를 원하는 대로 만들어 낼 수 있기에 마케터들의 카피라이팅, 비서 역할 등도 가능하다. 또한 변호사들의 외국판례 참조, 유튜버 등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 소재 찾기 등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챗GPT를 통해 답을 얻었다 할지라도 여과 없이 그대로 ‘복사’ ‘붙이기’ 할 것이 아니라 사람의 판단과 경험을 통해 다시 다듬어 활용할 것을 권하고 싶다.

-위협받는 직업군이 있을까. 해당 직업군 종사자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교사는 이제 가르치는 사람을 넘어 토론을 돕는 코치와 퍼실리에터로도 변화해야 할 것이다. 챗GPT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의성, 독창성, 감수성, 문제 해결 능력, 상상력 등은 따라올 수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능력을 요구하는 직업군에 속한 사람들은 챗GPT가 묘사할 수 없는 콘텐츠 개발, 사람만이 생산해 낼 수 있는 아이템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본다. 산업혁명 시대에도 산업혁명으로 인해 많은 사람의 일자리가 박탈당할 것이라 우려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챗GPT의 등장으로 인해 직업을 잃을까 걱정만 하지 말고, 이런 분야에도 챗GPT를 어떻게 활용해야 효율을 높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게 좋겠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최재용 디지털융합교육원 원장이 지난 2월 23일 본지 본사에서 챗GPT 강의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3.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최재용 디지털융합교육원 원장이 지난 2월 23일 본지 본사에서 챗GPT 강의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3.13.

-반대로 챗GPT의 등장으로 예상되는 유망 직업들이 있다면.

인간의 상호작용, 창의성, 문제 해결 능력, 추론 등은 기계인 AI가 따라올 수 없는 부분이기에 이와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부각될 것이다. 아무리 챗GPT가 신박하다 해도 사람을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다. 따라서 새로운 기술이 생기면서 새로운 직업도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데 예를 들어 빅데이터 분석가, 인공지능 개발자, 로봇 기술 전문가, 사이버 보안 전문가 등이다.

-챗GPT 유료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유료화로 수익이 생겨야만 오픈AI는 더 많은 발전을 하고 투자도 할 것이다. 유튜브, 넷플릭스도 월 정기구독을 하는 사람들은 유료화에 대한 거부감이 별로 없다. 마찬가지로 챗GPT도 정말 필요한 사람들은 결제를 하고 사용할 것이다.

-챗GPT를 활용한 과제 평가 기준, 초·중·고등학생의 사고능력 저하 및 과몰입 우려 등 교육계에서는 챗GPT로 고심하고 있다.

챗GPT가 활성화되면서 초·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생들은 과제물, 리포트, 논문 등에 충분히 챗GPT를 활용할 수 있다. 문제는 챗GPT를 활용해 작성한 과제물, 리포트, 논문 등의 퀄리티가 평균 이상의 점수를 취득할 만큼 완벽하다는 점이 논란의 대상이다. 한편 챗GPT가 만들어낸 결과물은 인간의 창작물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나라에서도 저작권법에 걸리지 않으며, 출처가 명확하지 않을뿐더러 표절 여부를 가리기 어려울 정도의 문장력을 구사할 수 있어 그에 따른 윤리적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은 매우 시급해 보인다.

그러나 챗GPT 사용을 아무리 막으려 해도 디지털 네이티브로 태어난 그들을 막을 수 없다. 스마트폰으로 생활이 편리해졌듯 챗GPT도 엄청난 변화가 올 것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주입식 교육이 아닌 토론식 교육을 늘려야 하고 대학 등에서는 논문 작성 및 논문심사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어떤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우선 오픈AI 약관에는 18세 이상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교육부에서 18세 미만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규제에 따른 가이드라인 제시가 필요하다. 일부 학교에서는 와이파이 네트워크나 컴퓨터를 통한 챗GPT 접속을 금지하고 있고, 과제도 그룹 과제와 구술 위주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무조건 챗GPT의 사용을 금지하는 대신 공존할 수 있는 방법도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최재용 디지털융합교육원 원장이 지난 2월 23일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3.03.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최재용 디지털융합교육원 원장이 지난 2월 23일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3.03.13.

-현시기에 어떤 활동을 하면 수익 창출이나 자기계발에 도움이 될까.

유튜브를 하고 싶은 분이라면 챗GPT로 방송 소재를 찾고, 대본을 작성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해 손쉽게 자막과 음악을 넣고 AI보이스로 더빙도 해보면 좋겠다. 인공지능 챗GPT로 시를 쓰거나 책을 쓸 수 있는 등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창작과 관련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챗GPT가 던져준 답을 그대로 자기 것 인양 활용하기보다는 이를 토대로 자신만의 스토리와 색깔을 입힌 콘텐츠로 개발해서 챗GPT를 뛰어넘는 작품활동에 임할 때 더 가치 있는 수익 창출과 자기계발로 이어질 것이다. 챗GPT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결국 인간의 선택에 달려있다.

-정부나 국내 관련 기업에 바라는 게 있다면.

현재 초거대 AI를 보유한 나라는 5개에 불과하며 우리나라가 세계 세 번째 초거대 AI 보유국이다. 네이버·카카오·KT·LG·SK 등 주요 IT기업들이 초거대 AI 서비스에 투자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각자 만들지 말고 투자그룹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힘을 모으면 좋겠다. 한국어 사용자는 한정적인데 너무 많은 경쟁을 하는 것 같다.

-앞으로 챗GPT를 활용해 어떤 활동들을 해보고 싶은가.

전 국민에게 챗GPT 활용법을 알려주는 ‘인공지능 콘텐츠 강사’를 양성 중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유튜브 쇼츠 등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인공지능 콘텐츠 전문가’를 교육해 배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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