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대새교회가 공개한 전병욱 목사에게 삼일교회가 지급한 전별금 내역. (사진출처: 홍대새교회 홈페이지 캡처)

홍대새교회 입장 발표
개척 3년만에 성명 “왜곡·날조”
“사건의 민낯 공개할 것”엄포

궁지에 몰린 전병욱
삼일교회 교인·개혁연대 시위
타 교단 목회자·원로 한목소리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전병욱(홍대새교회) 목사의 성추행 사건이 5년째 이렇다 할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논란만 이어온 가운데 최근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교계에서 전 목사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자 홍대새교회 측이 개척 후 3년 만에 성명을 내고 본격적인 대응을 시사했다. 법정에서 해명하는 게 아니라 교회 공식적인 입장을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어서 접전이 예상된다.

삼일교회는 노회와 총회에 전 목사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는 상소를 올리고 최근에는 TF팀을 만드는 등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여기에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와 삼일교회 교인들은 노회와 총회에 상소를 접수해 달라고 시위를 이어가는 등 여론을 만들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교계 목회자들이 대거 서명운동에 동참하는 등 전 목사에 대한 징계 촉구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원로 목회자들도 이에 가세하고 있다.

게다가 홍대새교회가 명예훼손 혐의로 책 ‘숨바꼭질’ 저자와 이진오 목사 등을 사회법에 고소한 사건이 ‘무혐의’로 판결됐다.

이대로라면 전 목사와 홍대새교회 측에서는 한국교회 안에서 설 자리를 빼앗길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에 홍대새교회는 그간 논란에 대해 세 차례에 걸쳐 ‘사건의 민낯’을 공개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며 지난 18일 첫 번째 성명을 냈다.

◆개척 3년 만에 입장 밝힌 홍대새교회

홍대새교회 측은 “우리는 오래도록 침묵해왔다”며 “‘믿는 자들끼리 싸우는 구도를 만들 수 없으며 어찌 됐든 잘못(성추행)에서 비롯한 일이니 과하더라도 지고 가겠노라’는 전 목사의 방침에 동의하며 따랐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그러한 우리의 침묵을 기화로 사건의 실체를 자기가 원하는 대로 왜곡·날조해 부풀려졌다”며 “치유와 공의를 빙자해 한 목회자와 교회에 대해 그 존속까지도 말살해버리려는 데에 이르러서는 도저히 침묵할 수 없게 됐다”고 성명 발표 이유를 밝혔다.

성명의 초점은 전 목사가 약속했다고 알려진 ‘2년 내 수도권 내 개척금지’와 삼일교회가 전 목사에게 건넨 것으로 발표한 ‘성 중독 치료비’ 부문이다. 홍대새교회는 이 두 가지가 삼일교회 당회 소속 나원주·이광영 장로를 통해 제기됐다고 비난하며 “전 목사가 삼일교회를 사임한 이래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과 악의적인 거짓말들을 무분별하게 유포함으로써 전 목사에 대한 의혹과 그의 잘못을 과장되게 부풀리는 데 앞장섰다”고 주장했다.

▲ 전병욱 목사. (사진출처: 홍대새교회 홈페이지 영상 캡처)

◆핵심 의혹 해명은 “다음 성명에서”

홍대새교회는 전 목사가 삼일교회를 사임하며 2년 내에 개척하지 않겠다고 합의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당회 측에서 ‘2년 동안의 생활비를 받았으므로 이 기간 개척을 유예하는 게 마땅하다’는 의견을 냈다는 것이다. 또 수도권 내 개척금지와 관련된 내용도 ‘삼일교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에서 목회를 하겠다’고 언급한 것을 당회가 당회 입장대로 해석한 것이고 주장했다.

‘성 중독 치료비’와 관련해서는 “전 목사에게 ‘성 중독자’의 낙인을 찍음으로써 본격적으로 전 목사의 개척을 방해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나온 말”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과연 전 목사가 정말로 ‘성 중독’이라고 할 수 있는 정도의 일을 저질렀다고 할 수 있는지에 관한 내용은 다음 글에서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성명에서 성추행에 대한 진실 여부와 피해자에 대한 사과, 거액의 전별금 수령 배경 등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내용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이와 관련해 홍대새교회는 “아마도 가장 많은 관심을 받게 될 ‘그렇다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인가?’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에 대해서는 두 번째 글의 후미에서나 혹은 세 번째 글에서 다루게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확산하는 “전병욱 징계” 목소리

홍대새교회의 세 차례 걸친 성명이 교계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교계 내에서는 이미 전 목사의 징계를 요구하는 여론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홍대새교회가 성명을 발표한 다음 날인 19일 개혁연대와 삼일교회 교인 등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 서기 권재호 목사가 시무하는 도성교회 앞에서 전 목사에 대한 징계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삼일교회가 예장합동 총회에 제출한 상소가 접수될 수 있도록 권 목사를 압박하는 시위였다.

또 삼일교회 측은 전 목사에 대한 대응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최근 ‘삼일교회 치유와 공의를 위한 TF팀’을 꾸리고 조사되는 모든 내용을 공개할 것임을 천명했다.

아울러 지난달 19일에는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위원장 손인웅 목사)의 원로목회자들이 예장합동 총회에 공개서한을 발송하고 전 목사에 대한 치리와 성범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 교단을 초월해 목회자 724명이 전 목사의 면직을 촉구하는 서명에 동참하고 호소문을 발표하는 등 여론은 급속도로 확산됐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