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년 라이베리아 평화협정을 이끌며 내전 종식에 기여한 공로로 2011년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여성 인권운동가 리마 보위가 지난달 25일 서울 모 호텔에서 천지일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평화를 위한 종교인의 역할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라이베리아 여성 평화운동가
여성·교회와 연합해 내전종식

평화를 위한 종교인 역할 강조
“분단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천지일보=송태복 기자] “종교지도자들이 북한지도부에 70년 분단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누군가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70년 분단은 신(神)의 뜻이 아니라고 말하고 전쟁을 끝내도록 해야 한다. 남북대화도 촉구해야 한다.”

지난달 여성평화단체 위민크로스DMZ가 주관한 최초의 비무장지대(DMZ) 횡단 행사 참석차 방한한 노벨평화상 수상자 리마 보위(Leymah Roberta Gbowee, 44, 라이베리아)가 한반도 분단 문제 해결을 위해 종교인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 인권운동가 리마 보위는 라이베리아 내전 당시 평화활동가로 활동하며 2003년 6월 여성들을 이끌고 내전 세력이 평화회담을 여는 호텔을 점거해 2003년 8월 18일 평화협정을 이끌어낸 인물이다. 2005년 대통령 선거에선 엘런 존슨 설리프(77)를 도와 그를 아프리카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시켰다.

‘여성의 권리와 안전을 지키기 위한 비폭력적 투쟁’을 한 공로로 2011년 설리프 대통령과 함께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라이베리아 내전을 종식시키는 과정에서 교회로부터 영적 물질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보위는 지난달 25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진행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세계평화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종교인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한국에 방문한 적이 있나.

2013년도에 WCC(세계교회협의회) 총회 참석차 방한한 바 있다. 북한은 이번 행사를 통해 처음 방문했다.

- 세계인이 한반도 분단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 바 있는데.

한 국가만 전쟁이나 갈등을 겪어도 주변국에 영향을 미친다. 한반도뿐만 아니라 평화를 해치는 분쟁이나 갈등에 세계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정지역만 평화를 이뤄서는 온전한 평화를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 많은 사람이 당신처럼 평화운동을 하지만 분쟁이 지속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많은 사람이 평화를 위해 노력하지만 갑절이나 더 많은 사람이 평화를 외치다 중단하기 때문에 분쟁이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많은 사람이 평화를 위해 투쟁하고 있다. 과거 한국 전쟁은 불과 몇 개국의 관심사였지만 지금은 세계 여성들까지도 한국 분단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나. 여전히 많은 국가가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이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고무적인 결과가 올 것이라고 본다.

- 여성과 청년의 평화운동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라이베리아에서뿐 아니라 여성으로서 청년들과 함께 평화를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여성과 청년이 함께 일을 하는 것이 성공적인 평화운동을 위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일을 하면서 알게 됐다. 여성은 청년과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친다. 여성이나 어머니가 전쟁의 위험과 평화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청년과 아이들에게 교육하면 청년들은 그 가르침을 따라 행동하게 된다. 특히 이번 DMZ이벤트와 같이 청년들과 함께 행동을 통해 변화를 촉구함으로써 사회변화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

- 이번 비무장지대(DMZ) 횡단에 대한 각계의 평가가 엇갈린다. 스스로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이번 행사는 남북한 평화를 위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었다고 본다. 적어도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은 전 세계 뉴스가 남북한의 핵문제가 아닌 여성과 평화에 대해 얘기했다. 남북문제에 대해 핵과 무기가 아닌 평화와 여성에 대해 생각을 모으고 대화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의미 있고 남북 평화를 위한 중요한 행보였다고 생각한다.

- 라이베리아 내전 종식을 위해 교회가 많은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 평화를 위한 종교의 역할은 무엇인가.

평화를 이루기 위해 종교단체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지금은 핵이나 총을 들면서도 신의 뜻이라고 말하는 종교인들이 있다. 그러나 폭력은 결코 전쟁과 갈등의 해법이 될 수 없다. 기독교 이슬람 불교 등 모든 종교지도자들이 모여서 전쟁이 신의 뜻이 아니며, 이 땅에서 신의 뜻대로 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구촌에서 빚어지는 전쟁과 갈등에 대해 진지하고 발전적으로 얘기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사회와 정부와도 대화를 시도하고 잘못된 정책에 도전하고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라이베리아 내전 당시 교회가 연합해서 대통령과 지도자들에게 왜 전쟁을 끝내지 않고 그런 말을 하느냐고 질책하면서 저항했다.

한국도 종교지도자들이 나서 북한 지도부에 70년 분단의 책임을 묻고 전쟁을 종식하도록 해야 한다. 또 누군가는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70년 분단은 신의 뜻이 아니라고 말하고 전쟁을 끝내도록 해야 한다. 한반도의 모든 종교지도자들이 남북한 지도부가 평화를 위해 적극 대화하도록 촉구해야 한다. 종교지도자들의 역할은 국지적 평화나, 세계평화를 위해 참으로 중요하다.

-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가능하다면 귀국 후에도 한반도 분단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싶다. 현재도 아프리카 청년 교육에 힘쓰고 있지만 여러 지역에 교육기관을 세워 교육의 기회를 위협받고 있는 아프리카 청년들의 교육을 위해 더 많이 힘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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