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땅에 인간의 길을 열다

▲ 23일 마포 서울가든호텔에서 KBS사극 명가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EP 이강현, 배우 차인표, 한고은, 김성민이 참석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재미와 함께 교훈을 선사할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사극 ‘명가’가 새해 2일부터 시청자들을 찾는다.

KBS1TV 특별기획 역사드라마 명가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서민에게 베푼 제대로 된 부자’ 경주 최씨 일가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로서 빈부의 격차가 심화되는 오늘날 상생의 철학을 제시한다.

23일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이강현 EP는 “그동안 사극은 왕조나 널리 알려진 인물 중심으로 다뤘지만, 명가는 알려지진 않았어도 존경받을 만한 인물인 최씨 부자의 명가를 소재로 한 새로운 형태의 사극”이라고 자신 있게 명가를 소개했다.

드라마를 통해 사회 구성원들이 다 함께 잘사는 사회로 나가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오늘날 되살려야 할 보편적 윤리와 도덕성을 환기시키고 미래 지향적인 경제 철학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 기획 의도다.

▲ 최국선 역의 차인표. ⓒ천지일보(뉴스천지)

경주 최씨 일가에서 부의 토대가 된 최국선 역은 차인표가 맡았으며, 몰락한 양반가의 여식으로서 최국선에게 상업을 가르치며 이루지 못할 사랑을 나누는 한단이 역은 한고은이 맡았다. 또한 최국선의 라이벌인 동시에 삼각관계를 형성할 김원일 역은 김성민이 맡는다. 특히 이들 주인공 세 사람 모두 첫 사극 출연이라는 점이 주목되고 있다.

차인표는 2001년 중국 사극 ‘사대명포’에 출연한 바 있지만 한국 사극에는 첫 출연이다.

차인표는 “중국 사극 출연 당시 분장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힘들었다. 이 때문에 그간 사극 출연 제의가 몇 번 와도 거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만약 중국 사극만 하고 한국 사극을 하지 않는다면 먼 훗날 아들이 물어본다면 볼 낯이 없어 출연을 결심하던 차에 제의를 받고 흔쾌히 결정했다”며 한국 사극에 첫 출연하게 된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 한단이 역의 한고은. ⓒ천지일보(뉴스천지)
차인표가 연기할 최국선은 경주 최고의 명문가 부잣집 도령으로 태어났지만 병자호란으로 인해 기울어진 가문을 땅과 농업에 전착한 결과 조선 후기 농업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한편, 13대에 걸친 최씨 일가에서 부의 토대가 된 인물이다.

말년인 1940년대 경주 최씨 일가의 모든 재산은 손자 최준이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완성을 보여준 양반 가문이다.

아무리 큰 부자라도 3대를 넘기기 어렵다는 속설과 달리 300여 년 동안 13대에 걸쳐 부를 유지하게 된 비결은 다음과 같다.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은 하지 말라 ▲재산은 만 석 이상 모으지 말라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 ▲흉년에는 재산을 늘리지 말라 ▲며느리들은 시집온 후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어라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등 그들 가문만의 경영 철학으로 자손들을 엄격하게 훈육시킨 결과다.

극중 몰락한 양반가의 여식이지만 최국선에게 상업의 기초를 가르쳐 주며 보좌 역할을 해주는 한단이 역에는 한고은이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한고은 역시 사극 첫 출연하는 것에 대해 “당시 시대적인 정황으로 볼 때 여성의 활동이 규제가 많던 시대에 남자들의 견제를 물리치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한단이에게 매료돼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힐 정도로 캐릭터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 김원일 역의 김성민. ⓒ천지일보(뉴스천지)
김성민이 맡은 김원일은 자격지심으로 최국선에게 열등감을 가지는 평생의 라이벌로서 위의 두 사람과 삼각구도를 형성하게 될 가상의 인물이다.

김성민 또한 첫 출연하는 사극에 대해 “분장을 간단하게 마치고 촬영 장소로 움직이는 현대극과는 달리 사극은 촬영장에 오자마자 오랜 시간 분장하고 늘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등 스케일이 크다”고 현대극과 다른 느낌을 말했다.

한편, 2010년 새해 2일 토요일 밤 9시 40분부터 첫 방영되는 명가는 배우 김영철, 최종원, 정동환, 이희도, 안해숙, 최일화, 안정훈, 김명수, 고정민 등이 출연해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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