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사찰문화재–2014년 전국 사찰 목판 일제조사 보고서’ (사진제공: 문화재청)
문화재청-불교문화재연구소, 불교유산 재조명
9300여점 목판 DB구축… 조사 보고서 발간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기록유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불교와 관련된 불교기록문화유산은 따로 구분이 될 정도로 많은 양이 있는데, 대장경, 불교전서, 사찰·개인·기관보유서 등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최근 문화재청과 불교문화재연구소가 ‘한국의 사찰문화재–2014년 전국 사찰 목판 일제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두 기관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개년 계획으로 추진 중인 ‘전국 사찰 목판 일제조사’의 첫 결실이다.

이와 관련, 앞서 1차 년도인 지난해에는 인천․경기, 충청, 전라 지역 54개 사찰에서 소장하고 있는 목판 9310점 하나하나에 대한 정밀기록화 작업이 이뤄졌다. 목판을 유형별․판종별로 재분류했으며, 개별 목판의 크기․무게 등의 ‘제원사항’과 광곽(匡郭, 글을 둘러싼 테두리)의 크기, 행자수(行字數) 등의 ‘형태서지사항’을 포함한 기초조사를 실시했다.

목판에 새겨진 판각시기와 판각처, 각수(刻手, 목판을 새긴 사람) 등의 판각․간행 관련 기록도 수록함으로 인문학적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조사가 끝난 목판은 디지털 이미지로 기록화 했다.

문화재청은 “개별 목판의 보존 상태를 충해, 균열, 뒤틀림, 글자손상 등을 기준으로 진단했으며, 수장공간의 화재, 습기, 미생물 등에 대한 보존 상태와 훼손 위험성 연구를 통해 앞으로 예방적 보존관리 대책 수립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고 밝혔다.

▲ 남양주 흥국사 목판 소제작업 모습 (사진제공: 문화재청)
특히 이번 조사 결과 기존에 알려진 목판 외에 75점의 목판을 새롭게 발견하고, 278점의 목판이 도난이나 화재 등의 사유로 유실됐음이 확인됐다. 또한 동일한 판종의 목판이 분리돼 조사됐거나 다른 내용의 목판이 동일 항목으로 조사되는 등과 같은 기존 조사내용의 오류를 수정해 판종별로 통합․재분류한 목판은 315점으로 집계됐다.

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된 사찰 소장 목판 대부분은 경장(經藏)․율장(律藏)․논장(論藏)과 선사(禪師)들의 찬술서, 불교의례 관련 목판이다. 여기에 천자문․유합(類合, 한자 학습서) 등을 비롯한 사대부의 문집류도 일부 포함됐다.

전체 297종의 목판 중 간행 기록이 있는 목판은 152종으로, 시기별로는 16세기 29종, 17세기 46종, 18세기 38종, 19~20세기 39종으로 조사됐다.

문화재청은 “이를 통해 고려시대 이후 불교 관련 목판 인쇄물의 간행이 활발했음을 알 수 있으며, 나아가 불교 기록문화유산의 전통을 재조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조사 결과를 사찰 소장 목판의 체계적인 보존관리를 위한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조선 시대 불교 인쇄문화의 전통과 우수성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문화재청과 불교문화재연구소는 2002년부터 2013년에 걸쳐 총 12년간 ‘전국 사찰 문화재 일제조사’ 사업을 실시했다. 전국 3417개 사찰의 총 16만 3367점에 이르는 불교문화재를 목록화하는 등 사찰 문화재에 대한 1차 기초조사를 마쳤다.

지난해부터는 심화조사에 착수해 사찰의 다량 소장 문화재인 목판에 대한 정밀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부산․울산광역시를 비롯해 경남(함양․합천) 지역 7개 사찰의 목판 5481점을 조사한다. 더불어 지난해 조사 완료된 전라남도 지역의 목판 가운데 중요 목판을 선별해 인출(印出, 목판 등에 새겨진 글씨나 그림을 찍어냄)하는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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