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독교에서 뜨겁게 회자되고 있는 교단이 있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다. 특히 800만명이 넘는 주류 개신교계가 20만명도 안 되는 신흥 소수 종단을 향해 쏟아 붓는 경계심은 삼엄할 정도다. 교회마다 이른바 ‘신천지 OUT’ 캠페인을 벌였고, 최근에는 CBS 기독교방송이 특별기획 프로그램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을 제작해 방영하며 강제개종교육의 문제점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본지는 CBS가 조명한 강제개종교육의 현실을 감금, 말씀, 가정불화로 나눠 살펴보고자 한다.

“엄마는 영적 암에 걸려” 불신 조장
가족 납치·감금 등 범죄수법까지 지시
“개종목사=종교사기꾼… 국민 알아야”
부모 범죄자로 내몰고 법망 빠져나가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기독교방송 CBS가 8부작으로 제작한 다큐멘터리 ‘관찰보고서-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프로그램을 요약하면 ‘강제개종교육과 가정불화’다. CBS 제작진은 8대의 카메라를 동원해 1년간에 걸쳐 총 2000시간의 기록을 8편으로 만들었다고 선전했다. CBS다큐는 신천지교회를 다니는 성도들이 강제개종교육을 받는 과정을 대부분 담았다. 이 방송은 인권이 심각하게 유린당하고 자행되는 강제개종교육을 장려하려 듯한 인상을 주고 있어 더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다. 제2, 3에 피해가 우려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심지어 일부 출연진은 카메라가 돌아가는지도 알지 못한 상황이었다. 개종교육의 과정은 가족 구성원의 신뢰를 무너뜨려 가정불화의 원인을 제공한다. 결국에는 가정이 파탄에 이르러 가족이 붕괴되는 결말을 가져온다는 사실이다. 강제개종교육에 끌려온 피해 당사자는 부모나 가족 구성원들에 의해 강압적인 상황에서 왔다.

부모나 아내, 자녀 등 가족이 스스로 상담소를 찾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어느 날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되고 딸, 아들, 아내가 신천지교회에 다닌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가족 뒤에서 숨어 이 같은 범죄를 자행하는 이들을 개신교계에서는 강제개종교육목자(개종교육사업가)라고 부르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목사, 전도사 등이다. 개종사업가들이 끼어든 후 피해자와 가족 구성원 간의 신뢰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강제개종교육 피해자의 어머니 증언을 통해 이를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단에 빠졌다”… 가족간 신뢰 ‘와르르’

강제개종교육 피해자의 어머니 정경순씨는 “수많은 사람들(피해자)이 목사들에 의해 납치와 감금을 당하고 있지만 이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며 “그 이유는 개종목사들이 부모님을 이용해 모든 것을 지시하기 때문”이라고 폭로했다.

아들을 개종교육에 보낸 바 있던 정씨는 목사들이 어떻게 개종교육을 하게 하는지를 자세히 알렸다. 정씨에 따르면 개종교육 목사들은 개종에 성공한 사람들을 통해 부모에게 접근한다. 어느 날 낯선 사람이 정씨에게 전화를 해서 다짜고짜 “아들이 이단에 빠졌다. 앞으로 집 통장도 돈도 다 교회에 갖다 바칠 것이다. 폐인이 되고 사람 구실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신분을 밝히지 않는 낯선 사람은 “안산 모 교회에서 상담을 받아야만 아들을 되찾을 수 있다. 단 아들은 절대 모르게 하라. 말하면 안 된다”고 지시하고 전화를 끊었다.

통화 속 인물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전화해 아들에 대한 신뢰를 흔들리게 했으며, 그는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에 안산 상록교회(담임 진용식)에 찾아가 상담을 받았다. 정씨는 “먼저 상담비 50만원을 내라”고 했다는 말도 털어놓았다. 또 개종목사들은 부모들이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을 이용한다고 꼬집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자녀와의 대화 단절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개종목사는 어떤 말도 나누지 말고 티도 내지 말고 납치해 세뇌를 시켜야만 아들을 살릴 수 있다고도 했다. 이후부터 정씨는 아들과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가정파탄 불러온 개종교육 수법 ‘섬뜩’

개종교육 목사가 정씨에게 지시한 강제개종교육 과정은 ▲(이단상담소로 데려오는 날) 아들 몰래 데리고 와야 한다. 몰래 핸드폰을 숨겨라 ▲아들은 힘이 세니까 수면제를 먹여라 ▲아들을 살리는 게 우선이니 아버지도 직장을 그만두고 감시해야 한다 ▲ 한 달간 원룸을 잡고 먹을 음식을 넣어둬라 ▲경호원(용역)을 사 주겠다. 납치를 해서 교회로 데리고 와라 ▲안산 모 교회 옆 원룸을 잡고 밖에서 잠그는 자물쇠로 바꿔라(열쇠집 전화번호도 알려줌) ▲무조건 각서(개종교육 받겠다는 문서)를 쓰게 하라 ▲나는 목회를 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나설 수 없다 ▲내가 말하는 모든 것들은 절대 비밀로 해야 한다. 문자메시지도 지우고 흔적을 남기지 마라 등 범죄수법 같은 작전을 지시했다.

정씨는 이 외에도 행동 하나하나 다 지시를 했다고 한다. CBS 방송에 나온 것처럼 울고불고 애원하고 감금과 폭행을 강행해서라도 이렇게 하는 것이 아들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가족 간의 불화는 다른 것이 아니라 서로 불신하는 것이다. 개종교육 목사들은 수많은 가정의 화목을 깨고 있다”며 “그들은 가정에 불화를 일으키고 뒤에서 조종(사주)만 하며 수익을 올리는 종교 사기꾼들”이라고 분을 감추지 못했다.

정씨는 “개종교육 목사를 만나기 전 (우리) 가정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가정불화를 불러오는 강제개종 사업가들의 개종교육 실태를 국민 모두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CBS가 8부작으로 제작한 ‘관찰보고 서-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다큐멘터리 는 대부분 강제개종교육의 과정을 다 루고 있다. 개종목자들은 가족 간의 심 리를 이용하며, 불신을 조장하거나, 심 지어 상담소로 끌고 오기 위한 납치 등 의 방법까지 설명하는 말도 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미지출처: CBS 영상 캡처)

◆개종목사 만난 후 가족들 180도 돌변

CBS가 방영한 다큐 영상의 내용은 가정불화의 원인이 피해자에게 있다고 단정 짓듯 수시로 자막 처리하면서 내보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담소를 찾는 가족이 상담사에게 듣는 얘기는 충격적이고 편협적인 시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또 가족이 피해자에게 하는 말에서도 문제점을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상담사가 가족들에게 “엄마는 영적인 암에 걸린 거야”라고 불안감을 조성하는 등 강제개종교육을 유도하고 있다. 또 납치 현장에서의 요령도 알려준다. 상담사는 “어머님이 모르는 성향이 나올 수 있잖아요? 차 밖을 나가게 되면 붙잡는 게 힘들어지고 소란스러워지면 안 되니까”라며 강제적인 납치 과정에서의 세밀한 방법도 제시해 준다.

부모도 피해자에게 “너 학원 못 가 안 보내” “아빠랑 같이 우리 생업 다 포기하고… 나 다 버리고 왔어” “너 때문에 집안 망했다는 소리 듣고…” 등 부모가 개종목사들을 만난 후 어떻게 돌변했는지를 여과 없이 보여주기도 했다.

위에서 밝혔던 피해자 어머니 정씨의 증언과 CBS 다큐에서 (개종교육)상담사가 한 말이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돈벌이를 목적으로 부모나 가족의 마음을 이용하는 개종교육사업가들의 범죄를 단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 교계와 목회자들의 자성과 과감한 개혁이 절실히 요구 되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