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3일부터 전면 시행… SK·LG 등 부분 적용
공기업도 도입 움직임… ‘중후장대’ 업종은 미온적 반응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삼성전자가 13일부터 본사 기준으로 ‘자율 출퇴근제’를 전면 시행하면서 다른 대기업에도 이 같은 제도가 확산될지 주목된다. 자율 출퇴근제는 주당 40시간을 채우고 하루에 최소 4시간 이상을 일하면 ‘알아서’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뿐만 아니라 상당수 기업이 이미 부분적으로 자율 출퇴근제를 실시하고 있다. 업종 특성상 불가능한 기업도 있지만, 상당수 기업들이 다양한 형태의 ‘플렉시블(flexible) 근무제’를 검토하고 있다.

SK그룹은 2013년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사람·문화 혁신 차원의 권고 지침을 내놨다. 계열사별, 팀별, 부문별로 알아서 유연근무제를 실시하도록 권고한 것이다. 현재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주력 계열사에서 부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LG그룹도 LG생활건강과 LG이노텍 등 일부 계열사에서 유연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남녀 직원 구분 없이 육아기 출근 시간 조정제를 희망자에 한해 실시하고 있다. 이 제도는 출산부터 만 8세(초등 2학년)까지 자녀를 둔 직원들이 필요에 따라 출근 시간을 오전 9∼10시 사이로 선택할 수 있는 제도이다. 계열사별 차이가 있다.

또한 임신 여직원의 모성 보호를 위해 2013년부터 임신 중 근로시간 단축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임신 기간에 30일을 선택해 오전 10시까지 출근하고 오후 5시에 퇴근할 수 있다.

효성그룹에서는 IT 비즈니스 솔루션 계열사인 효성ITX가 다양한 시간제 및 선택적 일자리 제도를 운영 중이다. 여성 직원 비율이 높아 출퇴근 부담 없이 직장생활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다.

공기업에도 자율 출퇴근 바람이 확산되고 있다. 한전KDN은 본사 지방이전을 계기로 업무 의욕을 고취하고자 직원들이 출퇴근 시간을 알아서 정하는 ‘근무시간 선택제’를 이번 달부터 도입했다.

주 5일을 일하는 기존 근무체제의 골간은 유지하되 직원들이 필요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정할 수 있게 자율권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업무 특성상 유연근무제에 미온적인 기업도 상당수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업종특성상 생산공장과 영업조직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자율 출퇴근 방식이 전혀 검토되지 않고 있다. 이밖에도 중공업과 제철, 유통업이 업종 특성상 유연근무제와는 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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