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0주년 국내 공연, 10년 만에 찾은 한국 “설레고 기뻐”

▲ 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라 장과 피아니스트 앤드류 폰 오이언이 미소를 짓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재, 신동이란 수식어가 붙지 않기 위해 15년 동안 노력했다. 하지만 없어지지 않더라. 그래서 포기했다. 나쁜 수식어는 아니지만 나는 훌륭한 음악가로 불리고 싶다.”

10년 만에 한국을 찾은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29, 사라 장)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하소연 하듯 털어놓은 말이다.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그녀는 “많은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때도 그들이 나를 훌륭한 음악가로 봐주길 원한다”면서 “신동이라는 말은 8살 때 좋아도 28살 때는 좋지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오랜 기간 연주를 해 오면서 늘 붙어 다닌 수식어 때문에 고민이었다고 털어 놓은 사라 장은 “어느 날 이름 앞에 수식어 없이 ‘좋은 음악가’라고 사람들이 저를 생각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전하기도 했다.

벌써 19번째 음반을 내게 된 그녀는 지난 10년간 미국과 유럽을 통해 3년마다 리사이틀 투어를 열었다. 국내 공연은 딱 10년 만이다. 그녀는 “신난다. 한국에서의 연주는 늘 나를 편안하게 만든다”며 10년 만에 찾은 국내 공연에 대한 설레임을 드러냈다.

이번 리사이틀 공연은 전국 10개 도시를 거친다. 안산, 대전, 창원, 수원, 광주, 제주도 등 대부분 사라 장이 연주하지 않았던 곳으로 정해졌다.

국내 연주회가 있을 땐 늘 서울에서만 공연해 왔던 사라 장은 “이번 기회에 처음 가보는 곳이 많다. 그 도시의 느낌, 그곳에 사는 분들의 분위기는 공연장에서 느낄 수 있다. 놀 시간은 많지 않지만 기대된다”면서 “그래도 맛있는 건 많이 먹을 것”이라며 어린아이처럼 해맑게 웃었다.

한국에서 크리스마스를 처음 맞게 된 사라 장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사라 장은 26일 제주도 공연을 앞두고 성탄절을 맞게 된다. 그녀는 “제주도에서 성탄절을 보낼 것 같아요. 할아버지, 사촌들과 만날 생각을 하니 신나요”라며 좋아했다.

그녀를 기쁘게 한 것은 한국 방문만이 아니다. 이번 19번째 앨범에 대해 “사랑한다. 모든 곡을 다 사랑한다. 다른 사람들 말 상관하지 않고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옛날 바이올리니스트 시작할 때부터 사랑했던 곡들만 선택했다”면서 “특히 브람스 소나타는 어린 시절부터 나를 이끌어준 쿠르트 마주어 선생으로부터 배운 음악”이라며 앨범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그래서 이번 전국투어의 곡들은 그녀가 좋아하는 브람스의 단악장 소나타,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3번 D단조,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와 테오파니디스의 판타지 등으로 진행된다. 10년을 기다린 그녀의 팬들에게는 더욱 좋은 공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객들에게 훌륭한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선 주인공의 연주도 중요하겠지만 그녀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줄 좋은 파트너가 필요하다. 한동안 힘 있는 파트너를 찾지 못해 리사이틀을 하지 못했던 그녀의 파트너로 앤드류 폰 오이언이 선택됐다.

그녀는 “앤드류 폰 오이언은 좋은 친구다. 줄리어드 음대를 같이 다녔던 친구인데 이번 투어를 함께 한다. 좋은 파트너를 만난 것 같아 기쁘다”면서 “훌륭한 연주회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오는 28일까지 열리는 사라 장의 전국투어 리사이틀은 지난 11일 안산부터 시작해 대전(12일), 창원(14일), 수원(17일), 전주(19일), 광주(21일), 구미(22일), 의정부(24일), 제주도(26일) 등을 거쳐 서울(28일) 등에서 18일간 공연된다.

그녀에게 이번 전국투어는 많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가장 사랑하는 곡들과 가장 좋은 사람들, 기다렸던 한국, 이번 리사이틀은 아마 그녀 일생 최고의 연주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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