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문화진흥회가 MBC 엄기영 사장을 유임시켰다. 편성, TV제작, 보도, 경영 본부장은 각각 해임했다.

이번 결정은 엄 사장이 MBC개혁을 위해 추진 중이던 ‘뉴 MBC 플랜’에 대한 중간평가로 해석된다.

정부와 국민의 개혁 요구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던 것에 대한 당연한 조치로 앞으로도 더 이상 답보되지 않는 공영방송이라면 과감하게 정리할 부분은 정리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YTN, KBS에 이어 MBC까지 장악한다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지만 사실 MBC의 현 상황은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문화방송은 광우병 조작논란,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조작, 정통교회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등 반사회적 여론몰이에 앞장서 왔다.

사실관계 확인을 거치지 않고 자신들의 입맛에 따라 사실을 왜곡하는 것으로 공영방송의 책무를 포기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 언론은 사(私)언론이자 사(死)언론에 불과하다. 언론의 핵심가치 중 하나가 비판이라지만 MBC의 모습은 온전한 비판이 아닌 어느 한 쪽만을 편드는 편파방송의 결정판이었다.

MBC는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는 노력을 하지 않고서는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국민의 신뢰와 국민이 원하는 바를 제대로 알고 미디어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MBC가 추구할 가치라고 본다.

엄 사장의 재신임 이유에 대해 방문진은 “경영 혁신과 조직 안정”이라고 밝혔다. 혁신(革新)은 말 그대로 가죽을 벗겨 새로 태어나는 것을 두고 하는 말로 문화방송이 뼈를 깎는 자기 고통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문화방송 노조가 이번 방문진의 결정을 “정권의 나팔수로 만든 행위”라며 강력하게 대응할 것을 밝힌 것은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는다. ‘똥 묻은 개가 재 묻은 개를 나무란다’는 말이 딱 드러맞는 상황이다.

노조가 방송의 사유화와 정권의 나팔수를 말하기 전에 자신들의 그릇된 가치판단에서 나온 편파적 방송제작을 반성하고 그로 인한 피해자에게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본다.

MBC 구성원들은 더 이상 국민들을 우롱하거나 기만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어느 한 쪽편만을 위한 외골수 방송이 아닌 누가 봐도 객관적이고 공익을 위한 공영방송이라는 평가를 받는 문화방송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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