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납치·감금 강제개종교육 피해자 유다혜씨가 사건 당시의 현장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CBS가 허위보도한 사실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피해자 유다혜씨에게 듣는 강제개종교육 현장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기독교방송 CBS가 특집 다큐(8부작)멘터리로 방영한 ‘관찰보고서-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이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CBS는 두 편(16~17일)의 프로그램에서 신천지교회 교인을 상대로 한 강제개종교육 과정을 주로 내보냈다. 강제로 끌려온 피해자들은 감금된 상황에서 진행된 상담(개종교육) 과정에서 심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특히 17일 방영된 2부 ‘청춘편’에서 ‘유다혜(가명)’라는 이름의 피해자가 어머니를 아줌마라고 부른 부분이 방송을 타며 파문이 일었다. 이에 본지는 납치·감금된 안산 상록교회(진용식 목사, 이단상담소)에서 이단상담(개종교육)을 받은 피해자 유다혜씨를 서울 근교에서 만나 당시의 상황과 입장을 자세히 들어봤다. 납치·감금 사건은 지난 2014년 8월 6일 일어났다.

유씨가 기자를 만나 한 첫마디는 “억울하고 우울하다”였다. 그는 방송 이후 겪은 심한 정신적 충격을 호소했다. 유씨는 “(CBS 방송은) 어떻게 끌려오게 됐던 상황을 다 자르고, 자극적인 말을 한 것만 방송에 나갔다”며 CBS의 왜곡편집 의혹을 제기했다.

또 당시 현장을 CCTV로 촬영하는지도 몰랐고, 방영할 거라는 상상도 못했기에 충격이 더 컸다고 토로했다.

유씨는 CBS가 크게 3~4가지를 왜곡해 편파보도를 했다고 꼬집었다. 이 가운데 일부는 하지도 않은 일을 진실인양 허위보도하고 과장해서 방송을 내보내, 자신을 부모도 모르는 패륜아로 낙인찍게 한 것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첫 번째는 유씨가 부모를 경찰에 ‘고소했다’고 CBS가 보도한 점이다. 영상에서 CBS는 경찰이 감금됐던 유씨를 구출해 데려가는 장면에서 “딸은 경찰 조사로 그치지 않고 결국 부모를 고소했다”는 내용의 멘트를 내보냈다.

이에 대해 유씨는 “부모님을 고소하지 않았다”며 허위보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서에서 진술서를 쓰면서 부모님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유씨는 CBS가 방송 전 전화로 확인도 하지 않고 프로그램 내용을 알리지도 않았으며, 이 때문에 초상권과 자신의 명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이 이번(납치·감금)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유씨)의 신변 보호보다는 부모와 상담사의 입장만 듣고, 격리 조치를 더디게 한 점도 문제로 꼽았다.

그는 자신이 겪은 사건의 근본 원인에 대해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고 강압적인 방법으로 자행하는 개종목자들의 강제개종교육”이라고 지목하며,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다음은 강제개종교육 피해자 유다혜씨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 영상을 보고 든 생각은.
어떻게 끌려오게 됐고 그런 상황이 다 잘린 상태에서, 자극적으로 말한 것만 방송에 나갔다. 억울하고 사람들을 만날 때 변명하게 되고, 화도 났다. 한편으로는 우울하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다.

― 방송 나가기 전 CBS에서 연락이 왔는가, 방송 후 다른 방송사에서 연락했나.
전혀 연락이 없었다. 내가 부모님을 고소하지도 않았는데 고소했다고 하고 왜곡된 게 많은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아무도 들어보려고 하지 않았다. 나는 한순간에 어머니한테 아줌마라고 한 패륜아가 돼 있었다.

― 상담사의 자질은 어떠했나.
자신이 누군지 전혀 소개하지 않았다. 내가 계속 나가고 싶다고 했을 때 오히려 발뺌을 많이 했다. “내 권한이 아니라 너희 부모님께 말해라. 왜 나한테 말해” 이런 식으로, 그리고 상담사가 계속 조롱했다.

― 아줌마라고 말했던 당시 상황은.
부모님이 워낙 가족을 중요하게 여긴다. 나는 ‘어떻게 가족이 이렇게 납치·김금해서 끌고 오느냐, 내 신앙을 인정해 달라’고 말씀드렸다. 그때 부모님은 ‘가족이니까 들어라’, 나는 ‘가족 안 하겠다’면서 ‘손대지 마세요 아줌마’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억압된 상황에서 가둬놓고 핸드폰이랑 가방도 뺏긴 상태였다. 교육을 듣기 싫다고 말했다. 나가고 싶다고 해도 묵살하니 극도로 흥분한 상태였다. 그리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부모님과의 요새 통화내용은 어떤지.
부모님이랑 따로 살고 있다. 부모님은 ‘편할 때 연락하라’고 하신다. 하지만 내가 개종교육 갔다 온 것을 이야기하면 ‘그거 잊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신다. 그러나 상처가 있고 또 언제 끌려갈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힘들다. 정말 많이 보고 싶다. 이렇게 부모님과 애틋한 적이 없었다(눈물).

― 이번 사건이 왜 일어났다고 보는가.
사건의 근본 원인은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고 강압적인 방법을 자행하는 개종목자들의 강제개종교육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 개종목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떳떳하다면 억지로 끌고 왔을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납치할 수가 없었을 텐데 더 억울한 건 그 죄를 부모님한테 다 뒤집어씌운다는 것이다. 너무 화가 난다. 한 가정을 결국 망쳐놓은 것이다. 그 다음에 신천지인한테 다시 뒤집어씌우고 신천지가 가정을 파괴시킨다고, 나는 절대 설교에서도 그렇게 가르침을 받은 적이 없는데 너무 억울하다.

 

 

 

▲ CBS 방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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