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사유하고 통찰하는 다섯 가지 코드
욕망+모더니즘+제국주의+몬스터+종교

 

▲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커피가 세계 역사를 움직인다고 하면 믿겠는가? 사실이다.

17세기 유럽에 전파된 커피의 잠이 오지 않는 속성과 자극이 끊임없이 인간의 나태함과 한계를 극복하게 만듦으로써 근대화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즉, 커피의 각성하게 하는 요소와 지칠 줄 모르고 기관차처럼 돌진하는 근대화의 메커니즘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역사가 혁명적으로 바꿨던 것이다.

이 책은 욕망이라는 중요한 코드로부터 출발해 구체적으로 ‘커피와 차’ ‘금과 철’ ‘브랜드와 도시’가 세계 역사를 어떻게 바꿔놓았는지를 날카롭게 통찰한다.

더 나아가 모더니즘, 제국주의, 몬스터(자본주의, 사회주의, 파시즘), 종교가 어떻게 인류 역사를 이끌어왔고, 또 인간의 삶에 얼마나 심대한 영향을 미쳤는지 고찰한다.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은 인류역사의 심장부를 관통하는 근원적인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자칫 놓치고 있었거나, 혹은 짐짓 외면해왔던 질문들과 그에 대한 통찰력 있는 분석으로 빼곡하다.

그 통찰력은 천편일률적인 내용을 답습하는 이른바 통사(通史) 류의 역사책에서는 결코 만날 수 없는 이 책만의 강점이자 비장의 무기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욕망’이라는 중요한 코드에서 출발해 커피와 차, 혹은 알코올과 코카콜라가 어떻게 세계사의 큰 흐름을 만들고 변화시켜왔는지, 사람의 욕망을 자극하는 금은 어떤 과정을 통해 세계경제의 확고한 틀을 만들었고 욕망을 자극하지는 않지만 강함과 실용성으로 무장한 철은 또 어떻게 세상을 뒤흔들고 지배해나갔는지 차근차근 살펴본다.

또한 브랜드와 도시가 욕망을 바탕으로 한 세계사에서 왜 그토록 중요한 의미를 갖는지도 파헤친다. 저자는 마치 브레이크 페달이 고장 난 기관차처럼 점점 더 가속력을 갖게 된 근대분명은 어째서 필연적으로 치명적인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었는지 날카롭게 통찰한다.

이어 방향을 조금 바꿔 가장 근대적인 철학자로 자타가 공인하는 데카르트 철학의 영향을 받아 신체를 경시하게 된 유럽의 근대사회가 왜 유독 ‘시각’을 중시할 수밖에 없었는지 밝혀낸다.

또한 ‘원근법’은 왜 다른 시대 다른 공간이 아닌 바로 ‘유럽의 르네상스시대’에 발명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고찰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근대사회가 ‘보다-보여지다’라는 구조를 극대화시켜 ‘보는 자’가 ‘보여지는 자’를 지배하는 메커니즘을 만들어낸 과정도 꼼꼼히 따져본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글로벌기업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안에 ‘제국주의 메커니즘’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까닭도 밝혀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종교의 관점으로 넘어가 ‘일신교 3형제(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가 거의 모든 인류 전쟁사의 주범이 될 수박에 없었던 기막힌 역사와 ‘사랑의 종교’인 기독교가 제국의 야망과 하나가 되고, 기본적으로 관용적인 이슬람교가 전 세계적인 분쟁의 불씨가 되어버린 아이러니한 역사도 짚어본다.

이 책의 주제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세계사의 흐름에 중요한 역할을 한 ‘인간의 감정’ 그리고 그 감정이 만들어낸 다섯 가지 힘을 진단해 인류 역사를 좀 더 쉽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길을 제시한다.

학창시절 누군가에게 쫓기듯 강박관념을 가진 채 세부지식에 연연하며 세계사를 공부한 것이 전부인 사람은 이 책에서 완전히 새로운 역사를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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