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험 김용대 성공, 두 번째인 정성룡은 실패
 
같은 팀 골키퍼 2명이 한 경기의 그라운드에 동시에 서는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성남 일화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K리그 쏘나타 챔피언십 2009 6강 플레이오프에서 골키퍼 2명이 동시에 승부차기 키커로 나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승부차기 접전에서 이겨 준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낸 성남이 골키퍼 요원 2명을 승부차기에 내보냈다. 1명만 성공했지만 이 성공이 승리를 가져왔다.

신태용 감독이 후반 시작 직전 퇴장당한 가운데 코칭 스태프는 주전 골키퍼였던 김용대를 내보냈다. 골키퍼끼리 바꾸는 것이 보통이지만 교체 선수는 ‘주장’ 김정우였다. 대신 선발 수문장으로 나왔던 정성룡은 미리 준비해왔던 필드 플레이어 유니폼으로 갈아입어 팀 동료 골키퍼 2명이 모두 그라운드에 섰다. 필드 플레이어용 유니폼에 1번 정성룡이 박힌 것으로 봐서 이미 경기 시작 전 결정된 사항임이 분명했다.

지난 7월 22일 부산과의 피스컵 코리아 2009 8강 2차전에 이어 두 번째로 승부차기 키커 경험을 하게 된 정성룡은 1-1 동점이던 상황에서 세 번째 키커로 나섰다. 인천의 골키퍼는 동갑내기 송유걸이었다. 그러나 피스컵 코리아 때는 성공시켰던 정성룡의 슈팅은 송유걸의 손에 걸리고 말았고 곧바로 인천의 세 번째 키커 이세주가 오른쪽 구석으로 차 넣으며 1-2로 뒤지고 말았다.

정성룡이 승부차기 키커로 나선 것은 분명 성남의 회심의 카드였지만 오히려 패배 일보 직전까지 가는 실패 카드가 됐다. 이 상황에서 프로 데뷔 후 단 한 번도 승부차기를 차보지 못했던 김용대가 팀을 구원했다.

성남의 네 번째 키커 몰리나가 성공시킨 가운데 골키퍼 김용대는 인천의 네 번째 키커 정혁의 슈팅을 선방해 2-2 균형을 맞추며 팀을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낸 뒤 곧바로 다섯 번째 키커로 나섰다. 김용대는 자신 있는 슈팅으로 승부차기를 성공시키며 승리 일보직전까지 갔고 챠디의 슈팅이 크로스바 위로 넘어가면서 환호를 불렀다.

김용대는 첫 번째 키커인 유병수의 슈팅도 선방, ‘역적’이 될 수 있었던 라돈치치를 구원하며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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