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넘어‘ 내 손안의 드라마’
10분 이내 짧은 방영시간과 10회차 안팎 분량‘ 스낵컬처’
2년새 작품수 20여편 넘어… 중국 시장 등 세계로 진출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이제 드라마도 더 이상 TV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최근 TV가 아닌 인터넷이나 모바일 상에서만 볼 수 있는 ‘웹드라마’가 뜨고 있다. 웹드라마는 LTE서비스 보급으로 대중의 모바일 소비 콘텐츠가 텍스트나 이미지에서 동영상으로 변화되면서 형성된 콘텐츠다. 중소제작사와 공중파 방송사에 이어 홍보를 목적으로 한 기업들까지 웹드라마 제작에 가세하면서 콘텐츠 산업 지형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출출한 여자’ ‘출중한 여자’ 등으로 웹드라마 시장에 새로운 돌풍을 몰고 온 기린제작사 박관수 대표를 만나 웹드라마의 성장 배경과 그 가능성 등에 대해 나눴다.

▲ 기린제작사 박관수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웹드라마, 차세대 킬러 콘텐츠로 성장
‘출출한 여자’ ‘뱀파이어의 꽃’ ‘후유증’ ‘출중한 여자’ ‘간서치열전’ ‘연애세포’ 등. 이들의 공통점은 웹드라마로 대중들의 관심을 받으며 웹드라마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들이다. 이외에도 수많은 작품이 봇물 터지듯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미생 프리퀄을 작업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그동안 수많은 작품이 등장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요.”

‘미생 프리퀄’ 작업 이후 ‘출출한 여자’ ‘출중한 여자’ ‘모모살롱’ 등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낸 기린제작사 박관수 대표의 증언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올해 11월을 기준으로 동영상 플랫폼 TV캐스트를 통해 20여 편이 넘는 웹드라마를 상영하고 있다. 다음 역시 지난해 4월 웹툰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미생 프리퀄’을 필두로 스토리볼, TV팟 등 자체 플랫폼을 활용해 7여 편의 웹드라마를 제공 중이다.

웹드라마의 시청률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 TV캐스트의 올해 6월 29일자 클릭수를 기준으로 볼 때 방송시기별 웹드라마 1회 시청 뷰(view)는 지난해 2월 방영한 ‘러브인메모리’가 16만 6744뷰를 기록한 반면, 올해 1월 방영한 ‘후유증’은 48만 1224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후유증은 6월 말 기준 누적 조회수가 370만 건을 넘었고, ‘출중한 여자’는 공개 일주일 만에 재생수 66만 건을 기록했으며, KBS가 제작한 ‘간서치열전’은 공개 일주일만에 누적 조회수 100만을 기록했다.

일반 드라마보다 PPL(간접광고)이 용이해 웹드라마 제작에 참여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이때 광고 냄새는 빼고 스토리 안에 기업의 색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게 관건이다.

“초기에는 노골적인 기업홍보 내용이 많았어요. 예를 들어 ‘나와 갤럭시 S4 이야기’는 스토리가 있긴 하지만, S4 카메라 기능 설명에 집중하다보니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죠.”

박 대표가 제작한 ‘출출한 여자’는 광고를 위한 광고가 아닌 ‘요리’를 주요 소재로하는 공감형 에피소드에 레시피 영상을 붙여 큰 인기를 모았다. 출출한 여자는 2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지금도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으며, 후속편도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완전히 다른 30가지 에피소드와 레시피로 책을 만들고 DVD도 출시했어요. 일본에 콘텐츠 판매도 이뤄졌고 중국 쪽과도 접촉 중이에요. 더 다양한 에피소드로 시즌2를 계획하고 있어요.”

이렇게 변화된 모바일 환경 속에서 웹드라마가 새로운 콘텐츠로 급부상하고 있다.

 
◆신선한 소재, 짧은 러닝타임에 매료
웹드라마가 발전할 수 있는 배경에는 모바일 환경 변화에 영향이 크다. 최근 LTE서비스가 보급되면서 모바일 트래픽이 증가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무선통신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중 약 57%가 LTE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모바일을 통한 동영상 시청도 함께 증가했다. 지난해 약 94%가 모바일 영상 서비스를 이용했으며, 2017년 모바일 트래픽 중 영상이 약 74%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10여 분 안팎의 짧은 러닝타임과 다양한 소재의 웹드라마는 사람들의 출퇴근길, 잠들기 전 자투리 시간을 차지하기에 충분하다.

웹드라마는 모바일 기기를 주로 이용하는 10~30대를 주 타깃으로 이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취업과 직장이야기부터 TV드라마에서 다루기 힘든 초능력, 뱀파이어, 먹방 등의 신선한 소재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또 막장이 아니어도 현실에 기반을 둔 공감형 에피소드, 다양한 배우진을 활용해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웹드라마로 공포, SF, 액션, 코미디 등 모든 장르를 표현할 수 있어요. 10분 분량에 맞는 콘텐츠 구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 여러 작품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죠.”

웹드라마는 주로 모바일로 시청이 이뤄지다보니 일반 드라마에서 사용되지 않는 기법들도 사용되고 있다.

“장르의 특성상 웹드라마는 모바일이나 PC를 통한 ‘일대일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 영화와 유사성이 높아요. 그래서 나래이션 기법을 사용하기도 하고, 배경음악도 더 많이 사용해 극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어요.”

새로운 장르의 웹드라마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중국 동영상 사이트를 중심으로 웹드라마들이 제작되고 있으며, 국내 콘텐츠 판매도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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