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에 창단된 후 25년 만에 다시 부활한 동랑레퍼토리극단(대표 박상원)이 정기공연 첫 작품으로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를 선정했다.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는 평안북도에 전해 내려오는 아기장수 설화를 바탕으로 과거 무자비한 권력 아래에서 억압당할 수 밖에 없던 민중들의 삶 이야기를 최인훈 작가가 각색해 희곡으로 만든 작품이다.
즉, 어두운 시대의 겨울에 아기를 잉태하고 봄에 출산하지만 그 아이가 아기장수임이 밝혀지자, 아비의 손으로 죽이고 만다는 비극적인 설화에 최인훈 작가는 아기장수가 다시 부활하는 내용을 추가했다.
부활한 아기장수는 자살한 어머니까지 살리고, 자신을 살해한 아비까지 용서한 후 용마를 타고 함께 초월적인 공간인 하늘에 오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배우 박상원이 제작, 연출은 이기도 씨가 맡았다. 선덕여왕에서 ‘김춘추’ 유승호의 연인으로 등장한 박은빈과 김미선이 아내 역으로 출연한다.
또한 아빠 역에 정원중을 비롯해 한혜수, 전소현, 전상진 등을 비롯한 여러 서울예대 출신들이 호흡을 맞춘다.
5일 남산예술센터에서 진행된 오픈리허설 후 연출가 이기도 씨는 “이 작품은 민중의 고통을 구제하고 구원하려 지상에 내려온 신성한 존재인 아기장수를 민중 스스로가 부정하는 아이러니한 비극을 다루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자신을 부정하는 어리석고 나약한 인간을 용서하는 아기장수의 숭고한 모습과 부활은 다시금 아기장수가 지상에 내려와야 민중들이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수가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 메시아적인 이야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마지막으로 이 씨는 “왜 아기장수가 필요하고 기다려야 하는지를 단순 명료하게 전달하려는 것이 작품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메시아적 의미를 담고 있는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 작품은 5일부터 15일까지 남산예술센터에서 막이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