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박찬호(36,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꿈에도 그리던 대망의 월드시리즈에 첫 등판함으로써 한을 풀었지만 적시타를 허용해 아쉬움을 남겼다.

박찬호는 30일(한국시간) 미국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09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2차전 뉴욕 양키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2로 뒤진 7회 말 무사 1, 3루서 생애 첫 월드시리즈 무대에 올라 적시타를 내줬지만 삼진 1개를 잡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선발로 나선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스에 이어 구원 등판한 박찬호는 양키스의 첫 타자 호르헤 포사다를 상대로 2-1 유리한 카운트를 잡았지만 안타를 맞아 1점을 내줬다. 하지만 마르티네스가 내보낸 주자라 자책점으로 기록되진 않았다.

계속된 무사 1, 2루에서 전열을 가다듬고 다음 타자 데릭 지터를 맞은 박찬호는 스리 번트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한 점을 더 달아나기 위해 2-0 카운트 상황에서도 지터는 보내기 번트를 시도했지만 파울이 돼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후 박찬호는 좌완 스캇 이어에게 마운드를 물려주고 내려와 0.1이닝 1피안타 1삼진의 월드시리즈 등판 기록을 남겼다. 이로써 박찬호는 지난 1994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15년 만에 김병현에 이어 월드시리즈 진출의 한을 풀었다.

이날 박찬호는 총 7개의 공을 던졌고, 최고구속은 92마일(148km)을 찍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당시 던졌던 95마일 가량에도 훨씬 못 미치는 투구를 보였다.

박찬호의 뒤를 이어 등판한 스캇 이어는 데이먼을 병살로 막아내 급한 불을 끄고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양키스는 포스트시즌에서만 37세이브를 기록 중인 최고 철벽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를 8회부터 등판시켜 필라델피아의 남은 공격을 실점 없이 막아내 3-1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양키스의 승리로 시리즈 전적 1승 1패의 균형을 이뤘고, 리베라는 월드시리즈에서만 통산 10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한편, 월드시리즈 3차전은 하루 쉬고 다음날 1일 8시 57분(한국시간) 필라델피아의 홈경기로 열린다. 박찬호는 특히 올 시즌 홈경기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둔 터라 멋진 투구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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