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13일 새벽 개성 북쪽지역에서 동해 상으로 스커드 계열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북한 전략군의 전술로켓 발사훈련 모습.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북한이 지난 9일 이후 나흘 만에 미사일 발사 도발을 재개했다.

13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새벽 1시 20분과 1시 30분쯤 개성 북쪽지역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 미사일은 스커드 계열로 추정된다. 해당 발사체는 500㎞ 정도를 날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눈길을 끄는 것은 발사 지점이다. 개성 북쪽지역인 이곳은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20여㎞ 떨어진 지점이다. 군사분계선 인근에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9일 미사일 발사 때의 발사 지점은 군사분계선에서 40여㎞ 떨어진 황해도 평산이었다. 이번 발사 지점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지점 중 가장 남쪽으로 도발 수위가 한층 높아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한은 이날도 지난번 발사 때와 마찬가지로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하지 않았으며, 이동식발사차량(TEL)에 탄도미사일을 싣고 남쪽으로 50~60㎞ 이동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새벽에 발사한 것은 한미 양국의 감시를 피하려는 목적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번 발사에 대해 북한군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탄도미사일을 기습적으로 발사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미국 항공모함의 부산 입항을 비난하고 이른바 대남 ‘특별제안’의 수용을 압박하려는 의도로도 보고 있다. 이는 북한이 인천아시안게임 응원단 파견을 결정한 것과 맞물려 화전양면 전술의 하나로 풀이되고 있다. 북한이 남북 사이에 적당한 긴장을 조성해 남북대화의 주도권을 쥐려 한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외교적인 노림수도 제기되고 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 전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중국에 대한 불만 표시로 볼 수 있었지만, 이번 발사엔 국제정치적으로 고차원적인 전략이 담겼다”며 “집단자위권 행사를 위해 동북아 정세 긴장을 원하는 일본의 비위도 맞추고 중국도 고려한 전략에 따라 미사일 사거리를 늘리고, 휴전선과 가까운 황해도와 개성을 발사 지점으로 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월 21일부터 이날까지 300㎜ 신형 방사포와 스커드, 노동미사일, 포로그로켓 등 97발의 중·단거리 발사체를 쐈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올해 6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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