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혜연 9단이 자신이 출간한 현현기경 영역본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바둑TV)

‘Baduk Classic: The Profound and Mysterious’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조혜연 9단이 바둑고전 영어번역 프로젝트 첫 번째로 현현기경(玄玄棋經)의 영역본을 선보인다.

영어 제목은 ‘Baduk Classic: The Profound and Mysterious’. 현현기경은 중국 원나라 시대의 사활책으로 지금도 바둑고수가 되기 위해선 꼭 봐야 하는 책이다.

문제의 난이도는 아마 초단에서 5단 정도이며, 프로기사들이 쩔쩔매는 문제도 종종 있다. 지금까지 현현기경의 문제를 소개하는 영어책이 있긴 했지만, 각 문제의 제목부터 문제의도와 해설, 정답, 참고도, 오답도 등을 폭 넓게 영어로 정리한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혜연 9단은 고려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현재 미군 부대에서 영어로 바둑을 강의하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총 5권의 창작사활을 한글과 영어로 직접 펴내기도 했다.

조혜연 9단은 현현기경의 각 문제에 붙어 있는 제목을 영어로 옮기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한자뿐 아니라 고사성어, 역사와 문화에 대한 배경이 있어야 그 뜻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 한자제목을 문자 그대로 옮기기 보다는 출제자의 의도, 원제의 의미, 정답 모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번역했다.

현현기경의 유명한 문제인 명주출해세(明珠出海勢)는 ‘Moon rising from the sea’로, 항주영락세(項珠纓絡勢)는 ‘Pearl neck tassels’로 옮겼다.

번역은 현현기경(현현각양지, 2000)을 기본으로 삼되 기존에 나왔던 여러 현현기경 관련 서적들을 폭넓게 참고했고, 바둑용어는 해외 바둑팬들에게 익숙한 표현을 위주로 하되, 중요한 용어들은 한글과 일본어를 병기하는 방식을 택했다. 단수는 ‘dansoo(atari)’, 선수와 후수는 ‘seonsu(sente)’ ‘husu(gote)’로 각각 썼다.

바둑TV와 조9단의 SNS를 통해 이 책의 출간을 접한 해외 바둑팬들 역시 관련 포스팅을 공유하면서 “이 책이 세계 바둑문화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조혜연 9단과 함께 고전번역 출간작업을 하고 있는 바둑TV의 김옥곤 팀장은 “현현기경에 이어 올 가을엔 관자보(The Art of Closing), 2015년에는 기경중묘, 발양론 등도 순차적으로 낼 계획”이라며 “바둑의 정수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바둑고전의 번역작업을 통해 전 세계에 바둑의 깊은 멋을 전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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