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넷, 신영복 초청 강연회 개최

▲ ‘신영복에게 김제동이란?’라는 질문에 ‘두부다’라고 답하는 신영복 교수. 오른쪽부터 김제동, 신영복 교수, 더숲 트리오. ⓒ천지일보(뉴스천지)

“길을 묻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자기가 만들어 가는 것이 길이며 이렇게 길들이 모여 결국 숲을 이룹니다.”

민주주의를위한시민네트워크(이하 민주넷)는 23일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신영복 초청 강연회 ‘김제동, 신영복에게 길을 묻다’라는 시간을 마련했다.

신영복 교수는 나무 한 그루와 사람, 숲을 그리며 “숲이 되기까지 두 과정(나무와 사람), 즉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신이 경험했던 옥중 생활을 예로 들며, 삶을 살아가면서 ‘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관중들에게 강조했다.

떨어지는 낙엽(葉落)으로 나무는 발가벗는(体露)다. 이는 우리가 갇힌 문맥, 즉 선입견에서 탈피해 개인과 사회를 객관적이고 본연의 모습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과정이라는 것이 신 교수의 설명이다.

이어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타인과 나와의 차이를 발견하며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머리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인정해야지만 상대방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머리에서 마음까지 내려오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상대방을 진심으로 받아들인 후에야 행동 변화가 찾아오고 이렇게 변화된 사람들이 모이면 숲을 이루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사람들은 이성을 사용해 사물을 논리적으로 이해하려는 문맥에 갇혔다”면서 “내가 감옥에 막 들어갔을 때 옥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화와 분석화시켜 그들을 바라봤다. 이는 어리석은 짓”이라고 회상했다.

삶을 변화시키려면 먼저 생각이 열려야 하고 새장과 같은 문맥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한 미적 정서가 뛰어나야 하고 적극적인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신 교수의 철학이다.

그에게 있어 아쉬운 점은 근대적인 이념을 남에게 강요하는 모습이 아직도 많다는 점이다.

신 교수는 “시냇물이 냇물을 벗어나 강물이 되고 강물이 벗어나 바다가 되는 것처럼, 우리 역시 부단히 변화해야지만 소통이 가능하다”며 “숲은 나무 한 그루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나무들이 존재해야 한다. 서로 나무가 되자”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나는 지금 얼마나 변했나’라는 물음을 안고 여럿이 함께 숲을 만들어 나갈 것을 당부했다.

이날 김제동과 성공회대 교수진으로 구성된 더숲 트리오는 각각 사회와 노래로 관중들의 관심을 모았다.

김제동은 “신영복 선생님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며 “오늘 문지기 역할로 신영복 선생님을 모시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신영복 교수 초청강연회는 23일 서울을 시작으로 11월 13일 청주, 11월 27일 춘천, 12월 울산 등 전국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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