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성 대곡사 대웅전 정면(위)과 배면 (사진제공: 문화재청)

문화재청,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지정 예고
승려 지공, 원나라·고려 다니며 불법 펼친 것 기념해 건축
임진왜란 때 불탄 것 다시 지으며 ‘대국사 →대곡사’ 개명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최근 문화재청이 경상북도 의성군 다인면에 있는 ‘의성 대곡사 대웅전(義城 大谷寺 大雄殿)’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의성 대곡사 대웅전은 의성 지역에 불교사찰이 부흥하기 시작한 시대의 건축 양식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로 건축사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됐다. 현재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60호로 지정돼 있다.

의성 대곡사는 고려 공민왕 17년(1368년)에 승려 지공(指空)이 원나라와 고려를 다니면서 불법을 펼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지은 절이라고 전해진다.

지공이 처음 세운 목적에 따라 명칭을 ‘대국사’라 했는데, 임진왜란 때 왜의 침략으로 전소돼 1605년(선조 38년)에 승려 탄우(坦祐)가 중창(重創)하면서 명칭을 ‘대곡사’로 바꿨다.

창건 시기는 1960년 의성 대곡사 앞 텃밭에서 출토된 통일신라 후기 조성으로 추정되는 금동불상과 고려 초기의 다층석탑, 이규보의 ‘대곡사 탐방시구(探訪詩句)’ 등의 자료를 근거로 신라 말에서 고려 초로 보는 견해도 있으나, 세월이 오래되고 유구 등이 확인되지 않아 안타깝게도 정확히 알 수 없다.

이 의성 대곡사의 중심 불전인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다포계 양식으로 1687년(숙종 13년)에 태전선사(太顚禪師)가 다시 중건했다.

내부의 불단이 후열 평주선보다 뒷쪽에 위치했다. 이런 불단의 위치는 평면 구성이 같은 다포계 팔작지붕 형식의 불전에서 18세기 이후 점차 줄어드는 모습을 보인다. 불교사찰 부흥기에 속했던 중건 당시(17세기 후반)의 건축사적 경향을 엿볼 수 있다.

또 대웅전 후면서측 협칸에는 영쌍창(靈雙窓, 창호 중간에 기둥을 두어 창문이 두 개처럼 보이는 창)이 있고, 좌․우 측면과 배면의 벽체에 중인방 없이 세로 벽선을 세웠다.

정면과 양측면의 기둥뿌리에는 쪽마루가 설치됐던 것으로 보이는 큰 구멍이 있는데, 불전 정면에 마루를 둔 구조나 배면의 영쌍창 등은 18세기 이전 건물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는 고식(古式)이다.

다포계(기둥과 기둥 사이에 창방(昌枋)과 평방(平枋)을 걸고 그 위에 포작(包作)을 짜 올리는 양식) 형식의 포작은 내외 3출목이다. 건물의 전․후․좌․우면 기둥 간격을 동일하게 하고, 주간에 두 구씩의 공포를 배치해 지붕 하중을 안정되게 받게 했다.

이로 인해 건축공간계획과 구조계획이 함께 설계된 세심하고 능숙한 기법을 볼 수 있다. 기둥이나 보 등의 구조부재는 섬세한 가공이나 미적 의장은 최소화한 것을 볼 수 있다. 가구의 구조 형식은 간결하면서도 명확하게 결구돼 있다.

문화재청은 “건축사적 가치가 크기에 보물로 지정가치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며 “30일간의 지정 예고 기간 중에 수렴된 의견을 검토한 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 절차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