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왼쪽)이 지난1일 팔공총림 동화사 새주지에 덕문스님(불교중앙박물관장)을 임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조계종)

동화사 주지 덕문스님 임명 과정 의혹 제기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계종 삼화도량이 동화사 주지 임명을 두고 의혹을 제기하며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비난하고 나섰다.

삼화도량은 7일 성명서에서 “팔공총림 동화사 주지에 덕문스님이 임명된 것은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방장 진제스님을 압박해 만든 결과라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고 불만을 토해냈다. 이들은 “조계종의 인사가 원리원칙도 없이 총무원장의 친소관계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절차 무시한 날치기식 인사 강행

삼화도량은 덕문스님이 팔공총림 방장 진제스님의 참회제자라고는 하나 동화사 문중이 아닌 것과 진제스님이 추천을 했다고는 하지만 팔공총림 임회(산중총회 대표자 모임)를 통해 공식적으로 이뤄진 추천이 아니라는 점을 꼬집었다.

이어 자승스님을 향해 “(새 주지) 품신 서류가 올라오자마자 임명장을 수여함에 따라 임명적부 심사가 제대로 않았다”면서 “무엇이 급해서 날치기식 임명장을 수여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삼화도량은 덕문스님에 대해서도 “현 집행부체제 아래서 소위 ‘노른자위’라고 할 수 있는 직영사찰 보문사, 갓바위 선본사 주지와 불교중앙박물관장을 지낸 자승스님의 최측근 인사”라고 지적하면서 “주요 요직을 두루 역임하다보니 항간에는 덕문스님이 자승스님의 속가(승려가 되기 전에 태어난 집) 인척이라는 풍문이 떠돌 정도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들은 동화사 주지 임명에 대해 “주지 지명을 놓고 갈등을 벌이는 상황을 틈 타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자신의 측근을 밀어 넣은 인사 전횡(專橫)이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가장 큰어른 진제스님 권위 큰 상처”

특히 이번 동화사 사태로 말미암아 팔공총림 방장이자 조계종 종정 진제스님의 권위가 크나큰 상처를 입은 것과 총림법상 인정된 (방장의) 주지추천권조차도 뜻대로 하지 못한 점은 묵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이번 동화사 주지 임명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운 이유에 대해 “다른 총림과 본사에서 주지 지명을 놓고 갈등이 빚어질 경우 총무원장이 종헌종법을 악용해 자신의 측근을 주지로 임명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종헌질서를 위해서라도 이런 독재적인 인사는 근절돼야 함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화도량은 자승스님은 종도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이번 동화사 주지 임명에 대해 해명해줄 것을 촉구했다. 또 덕문스님을 계속 종단 요직에 임명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해명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종단 내 야권의 역할을 하는 삼화도량이 동화사 주지 선정 과정에 대해 강한 의혹을 제기함에 따라 동화사가 또다시 논란에 휘말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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