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소문난 일본 수출 효자상품

▲ 효자상품 막걸리. ⓒ천지일보(뉴스천지)

밭일을 하다 점심때가 되면 멀리서 누군가가 새참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온다. 김치와 나물, 상추쌈 등이 담겨진 새참바구니에 빠지지 않았던 것은 바로 ‘막걸리’였다.

할아버지가 농사를 짓다가 잠깐 쉴 때 마시기도 했던 이 막걸리가 어느 날부터인가 조금씩 우리의 곁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제는 노인이 먹는 술로만 인식되고, 점차 새로워지고 있는 한국의 주류산업이 번창하면서 막걸리가 설 자리는 조금씩 좁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요즘 막걸리 수출량 증가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세청이 지난해 우리나라 주류출고량을 집계한 결과 우리나라 대표 술인 소주를 비롯해 막걸리, 약주 등 전통술과 맥주에 이르기까지 많은 나라의 애주가들이 우리 전통 술맛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현재 13개국에 수출되고 있는 막걸리는 수출량이 총 5457㎘로 2007년 4312㎘에 비해 무려 26.6% 증가했다. 이 결과는 농가소득 증대는 물론 전통주 산업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됐다. 이렇듯 수출량이 증가하는 이유는 막걸리 제조·보관기술이 과학화됨에 따라 실온에서도 장기간 본래 맛의 유지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애주가들뿐만 아니라 일본인들에게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발효주 막걸리는 일본에서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5457㎘의 수출량 중 약 90%가 일본에 수출되는 엄청난 호응을 얻어낼 수 있었다.

그렇다면 한때 관심 밖이었던 우리의 술 막걸리가 이 시대에 다시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9일 일본 하토야마 총리 부부가 청와대 오찬에서 ‘막걸리’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정상외교 행사에 처음으로 막걸리가 건배주로 올랐다. 이례적인 일이었다. 오찬이 진행되고 있을 때 하토야마 총리 부부에게 와인이 제공됐지만 “막걸리로 계속 하겠다”며 와인을 사양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 전통주 ‘막걸리’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건강에 좋은 웰빙 한류

뿌듯한 일이 생겼다. 일본 막걸리 ‘사케’에 긴장한 우리나라 ‘막걸리’가 다음 달에는 일본 ‘사케’를 긴장시킬 전망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aT)는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막걸리의 TV 광고를 제작해 11∼12월 두 달간 일본에서 방영하기로 했다. 막걸리 자체 TV 광고는 처음 있는 일이라 수출량에 엄청난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T는 건강과 웰빙, 한류에 관심 있는 20∼40대 여성을 타깃으로 삼아 공략할 계획이다.

막걸리의 알코올 도수는 6%로 몸에 큰 부담을 주지 않아 여성들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술 중에 하나다. 요즘은 기존의 막걸리 제조방식을 그대로 살린 웰빙 막걸 리가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여성들이 좋아하는 고구마 막걸리, 포도 막걸리 등 다양한 과일 막걸리가 출시돼 젊은 층들에게 신선한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변비에도 좋은 막걸리의 몸통이 최근에는 캔으로 새롭게 탄생돼 막걸리에 대한 젊은이들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세계로 뻗어나갈 대표브랜드 ‘막걸리’

지난 8월 농림수산식품부(장태평 장관)는 우리 술의 품질고급화와 전통주의 복원, 대표브랜드 육성을 통한 세계화 등의 내용이 담긴 ‘우리 술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기획 재정부,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등과 공동으로 마련해 발표한 바 있다.

이들 부처는 우리 술을 세계적 명주로 육성하기 위해 주종별 대표브랜드를 집중 육성하고 홍보 및 마케팅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특히 막걸리의 세계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코리아 푸드 엑스포(KFE) 및 각국 공중파 방송 광고, 한식 세계화와 연계해 홍보를 강화하고 매년 주류품평회를 열어 주종별로 3개 내외의 대표브랜드를 선정하고, 각종 국제행사를 통해 집중 홍보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발표에 따라 오는 27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제8차 세계한상대회’를 통해 한국 대표 전통주로 알려진 막걸리가 세계화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세계가 즐기는 우리의 맛 한식’이라는 주제로 둘째 날 열리는 ‘업종별 비즈니스 세미나-식품ㆍ외식분과’에 막걸리를 포함한 한국전통주가 처음으로 다뤄질 예정으로 구체적인 세계시장 진출이 모색될 계획이다.

대회를 앞둔 재외동포재단 권영건 이사장은 “이번 식품·외식분과 세미나를 통해 최근 세계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막걸리를 비롯해 우리 한식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 필요한 방안과 정책이 심도 있게 논의돼 ‘한식 한류’를 일으키는 데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옛날부터 술은 어디에든 빠지지 않는 필수 식품이었다. 술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있었고 그곳에는 그 나라의 문화도 함께 있었다. 각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술 종류 또한 같을 순 없는 일. 하지만 세계화를 노리고 있는 우리 전통주 ‘막걸리’가 이미 세계화된 와인과 같은 명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날이 멀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다. 다른 주류보다 저렴한 가격뿐 아니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맛, 무엇보다 건강에 좋은 건강식품임이 입증됐기 때문에 막걸리의 세계화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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