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 김영복 원장

미국에서는 두부를 ‘살이 찌지 않는 치즈’라며 다이어트 식품으로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 심장병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유럽이나 미국에선 소변에 콩의 고유성분인 아이소플라본이 매우 적은 양밖에 검출되지 않아 콩을 먹는 양이 적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심장병 발병률이 낮은 일본의 경우는 심장병 발병률이 높은 스코틀랜드보다 아이소플라본이 무려 수십배나 더 많이 검출됐다.

스코틀랜드는 유럽에서도 평균수명이 짧은 대표적인 지역이다. 99년의 역학조사에서 스코틀랜드의 식생활은 염분이 많은 메뉴가 주가 되고 콩이나 해초류를 먹는 습관은 거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콩의 효용은 심장병만이 아니다. 일본국립암센터에서 일본의 지역별 암 발생률과 식품섭취상황을 조사하여 얻은 데이터에 따르면 콩을 많이 먹는 지역일수록 대장암, 전립선암, 자궁암, 유방암, 난소암으로 사망하는 비율이 낮았다.

한편 WHO국제공동연구를 이끈 일본교토대학의 야모리 유키오 교수의 일본연구팀은 오키나와등 일본의 8개지역에서 식사와 수명과의 관계를 조사한 바 있다. 조사결과 현재 여성의 평균수명이 세계 제일인 오키나와 사람들은 역시 콩을 많이 먹는 식습관이 있으며 심장병, 뇌졸중, 암의 발생률이 낮았다.

이처럼 심장병이나 암 등 발병률이 낮고 장수자가 많은 지역일수록 콩식품을 많이 먹고 있다는 것이 여러 역학 조사에서 드러났다.

콩은 각종 순환계질환이나 암을 예방하여 장수하도록 하는 식품인 것이다. 콩에 이러한 효과가 있는 것은 아이소플라본이나 레시틴, 사포닌, 콩단백질 등 유효성분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콩으로 만든 식품들 가운데서 이들 유효성분을 가장 효율적으로 섭취할 수 있는 것이 두부다.

최근 일본에선 두부와 다른 콩가공식품들의 소화흡수율을 비교한 연구보고가 발표됐다. 그에 따르면 단백질과 지질의 소화흡수율이 두부가 96.9%, 95%로 가장 높고 유부가 90.9%, 98.1%, 콩이 91.4%, 89.7%, 낫토(納豆)가 90.1%, 92.7%, 콩가루가 75.1%, 83.3%였다.

콩단백질은 혈액 중의 유해한 콜레스테롤(LDL)이나 중성지방을 줄여 동맥경화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래서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이미 99년에 저지방 저콜레스테롤식사와 함께 콩단백질을 1일 25g 섭취하면 심장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건강강조표시를 승인했던 것. 그런데 아무리 좋은 효과가 있다고 해도 체내에서 소화흡수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일반적으로 식물성 단백질은 소화흡수가 잘 안 되는 것이 결점이다. 식이섬유가 단백질의 소화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콩단백질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콩을 두부로 가공하면 소화흡수율이 약 97%로 높아지는 것이다.

두부는 최근 미국에서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구미 여성들보다 전통적으로 콩식품을 많이 먹는 아시아 여성들의 갱년기 장애증상이 가볍고 유방암 등의 발병 위험률이 낮은 것으로 밝혀졌으며 까다로운 FDA에서조차 콩단백질에 심장병 예방효과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 사실 등의 영향이 크다. 그래서 메이커들이 새로운 플레이버와 조리기술로 만든 두부제품을 잇따라 시장에 내놓고 있다.

예를 들면 스모크&파이어내추럴푸즈사(매사추세츠주 그레이트배링턴 소재)는 `타이 스모크드 토푸(Thai Smoked Tofu)' `레몬 가릭 스모크드 토푸(Lemon Garlic Smoked Tofu)'`바베큐 스모크드 토푸(BBQ Smoked Tofu)'를 발매했다. 소비자들은 훈제(smoked) 두부만이 아니라 구운(baked)두부, 매리네이드에 담근(marinated)두부, 부스런뜨린(crumbled)두부를 시장에서 살 수 있게 됐고, 또한 두부를 넣어 만든 마니코티나 피자도 먹을 수 있게 됐다. 소이텍사에 따르면 미국의 두부 매상고는 매년 약 15%(보통두부 약 10% 조리두부 약 20%)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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