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형래 감독이 전시된 미니어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1960년대 서울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는 생소하고 신기한 소재가 될 수 있겠지만, 누구나가 공감할 수 있는 가난한 시절의 추억들. 그 아련한 기억들을 리얼하게 담은 3D 애니메이션 ‘추억의 붕어빵(감독 심형래)’이 우리들에게 다가왔다.

8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재웅 원장)에서는 상암동에 위치한 진흥원 1층에 문화콘텐츠전시관을 개관해 개관기념으로 3D 애니메이션 ‘추억의 붕어빵’ 미니어처 세트 전시회를 열었다. 이날 이재웅 원장과 심형래 감독이 참석해 인사를 건넸다.

▲ 8일 전시된 미니어처 일부분. ⓒ천지일보(뉴스천지)

총 20여 점이 전시된 전시관에는 애니메이션 ‘추억의 붕어빵’에 쓰였던 60년대 집, 골목, 거리 풍경을 그대로 재현한 미니어처들이 전시됐다. 심형래 감독은 세트 하나하나를 설명해 가며 그때의 추억을 떠올렸다.

‘추억의 붕어빵’은 1960년 서울을 배경으로 어느 날 갑자기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홀로된 육남매의 가난하지만 화목하고 재미있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중학교 1학년 누나가 5명의 동생들을 돌봐야 하지만 먹고 살기 힘든 그 시절 동생들을 한 명씩 입양 보내게 되는 과정을 리얼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 기자들에게 전시된 미니어처들을 설명하고 있는 심형래. ⓒ천지일보(뉴스천지)
심 감독은 “사실 전시할 수 없는 소품인데,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였기 때문에 전시공간이 제공된 것”이라며 “지금 어려운 불경기지만 우리 부모님들은 더 어렵게 살았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교육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흡족해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애니메이션들을 보면 몬스터나 동물로만 많이 만들어져 왔었다. 그냥 웃기고, 싸우고 이런 쪽으로만 하는 걸 보고 역으로 정말 리얼하게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적중할지는 잘 모르겠다”며 “미국에서는 미국 추억의 음악과 영어더빙, 일본도 마찬가지로 그 나라에 정서에 맞게 보여주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회를 가질 수 있게 장소를 제공한 문화콘텐츠 이재웅 대표는 “신선한 소재다. 우리만의 이야기가 꼭 미국화가 돼야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의 콘텐츠로도 충분히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심 감독은 문화콘텐츠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콘텐츠만큼 좋은 사업이 없다고 생각한다. 해리포터를 만든 조앤 롤링은 370조를 벌어들였다”며 “콘텐츠 산업에 거리감을 두고 형식적으로 해 나가면 안 된다. 이 콘텐츠는 생각과 상상으로 마음껏 해낼 수 있는 산업이라고 생각한다”고 콘텐츠 산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설명했다.

국내 기술력과 제작여건을 묻는 질문에 그는 “아직은 열악한데 기술력은 실제 눈으로 보는 것처럼 어디에 내놔도 부족하거나 가짜 같이 보이진 않는 것 같다”며 “영구아트 직원들이 하루아침에 만든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자료를 보고 똑같이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이날 전시회에는 육남매가 머물던 방안과 손때 묻은 교실, 만화방, 허기를 채워주던 중국집, 찐빵집, 방앗간, 선술집과 다방, 이발관, 경찰서, 고물상, 전차, 트럭 등 60년대 풍경이 고스란히 재현돼 있다.

▲ 미니어처를 관람하는 관객들. ⓒ천지일보(뉴스천지)

당일 전시된 미니어처들을 본 관객들은 감동의 감탄사를 멈추지 않았다. 

전시회를 보기 위해 한걸음에 달려왔다는 상암동 최지현(47) 씨는 “너무 좋다. 옛날 기억이 많이 난다. 허름한 집이며 연탄들까지 지금은 볼 수 없는 것들 뿐 이지만 지금보다 더 행복했었던 기억이 난다”며 지난 시절을 회상했다.

전시회는 문화콘텐츠전시관에서 8일부터 23일까지 휴관 없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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