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축표현 많고, 민주화운동 방향 제시

▲ 故김대중 전 대통령 미공개 옥중서신 및 이희호 여사 편지. (제공: 김대중도서관)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관장 김성재)은 8일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못으로 쓴 미공개 옥중서신 원본과 김 전 대통령 망명 또는 수감생활 당시 이희호 여사가 보냈던 편지 709통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되는 옥중서신은 김 전 대통령이 3.1 민주구국선언사건으로 서울대학교병원 특별 감옥병동에 수감 중이었던 1978년에 작성된 것으로 당국의 감시를 피해 몰래 작성한 것이다. 따라서 기존에 공식적으로 허락한 봉함엽서에 쓴 것과는 달리 비밀스러운 내용이 많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신서에는 윤보선 전 대통령을 ‘Y’로, 문익환 목사를 ‘M’으로 표시하는 등 인물 명칭을 영문이니셜로 사용 하기도 했다. 이는 글을 최대한 절제하기 위한 것과 메모 적발 시 민주 인사들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전 대통령은 껌종이나 과자 포장지에 못으로 글자를 눌러서 메모를 작성했는데 못으로 쓴 편지는 2003년 국립중앙박물관 보존자료실에 의뢰해 전체 내용을 정리했다.

도서관은 이번에 공개되는 옥중서신의 사료적 가치를 두고 “옥중에서도 국내외 인사들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보내는 등 치열하게 민주화 운동을 하고 있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이희호 여사의 미공개 서신 원본은 부인이자 정치적 동료로서 남편인 김 전 대통령에게 보낸 것으로 부부의 인간적 사랑, 종교적 신앙, 용기 등에 관해 다양하면서도 따뜻한 내용이 기록돼 있다.

이번에 공개하는 옥중서신과 편지는 김대중도서관 1층 로비에서 8일부터 11월 8일까지 한 달 동안 특별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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