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등산 광석대와 규봉암(위), 영동 황간 한천팔경(아래) (사진제공: 문화재청)

그림ㆍ시ㆍ서적 등 기록 자료로 조사
현지 경승지 답사해 보존 명소 선정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최근 문화재청이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그림이나 기록으로 남아있는 서화·문헌을 토대로 ‘고서화·고문헌 등에 나타난 명승자원 발굴조사’ 책자를 발간했다.

명승(名勝)은 ‘유적과 더불어 주위환경이 아름다운 경관을 이루고 있는 곳을 국가가 법으로 지정한 곳’을 말한다. 우리나라 고서화·고문헌에는 이러한 아직 알려지지 않은 많은 명승이 있다.

지난 2012년부터 3년간 시행하는 ‘고서화·고문헌 명승자원 발굴사업’은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진경산수화 등 그림이나 시, 서적 등에 기록으로 남아있는 문헌자료를 토대로 명승지를 조사한 후, 현지 경승지를 답사해 보존 가치가 있는 명소를 선정하는 사업이다. 이번 책자는 2012년도에 이어 그 두 번째이다.

참고 고문헌으로는 조선의 대표적 지리지(地理誌)인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과 ‘여지도서(輿地圖書)’ ‘대동지지(大東地志)’가 있다.

고서화(古書畵)는 조선시대 우리나라에 실재하는 경관을 그린 ‘실경산수화(實景山水畵)’를 말하며, 삼국시대 이후의 ‘고시문(古詩文)’도 이번 발간을 위한 자료로 참고했다.

옛 지리지를 통해서는 지역마다 어떤 장소들을 명승으로 인식했는지, 어떤 명칭으로 그곳을 지칭했는지, 어떤 항목으로 분류했는지, 지역별로 얼마나 많은 명승이 어떻게 분포했는지를 알 수 있다.

또한 산수화는 당대 사람들이 각각의 명승을 어떤 이미지로 내면화했고, 어떤 방식으로 재현했는지를 알 수 있다.

따라서 ‘고서화·고문헌을 통한 명승자원 조사’는 이를 통해 과거 선조들이 향유했던 명소를 찾아 현재까지 훼손되지 않고 잘 보존돼 왔으며, 앞으로 국가지정문화재로서 충분한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장소는 명승으로 선정하는 데 의미가 크다.

문화재청은 2012년도에는 서울특별시, 경기도, 강원도, 인천광역시를 중심으로 역사경관명승 16개소를 발굴해 2013년도에 2개소를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했다. 명승으로 지정된 2개소는 경기 포천군 영북면의 ‘포천 화적연(명승 제93호)’과 강원 속초시 설악동의 ‘설악산 울산바위 일원(명승 제100호)’이다.

2013년도에는 충청남북도, 전라남북도, 대전광역시, 광주광역시 등 6개 지역을 대상으로 역사경관명승 10개소(영동 황간 한천팔경, 구례 오산 사성암 일원, 월출산 천왕봉 일원, 천관산, 대둔산 등)를 발굴했다.

문화재청은 “이번 사업을 통해 명승지가 지역의 명소로 관광자원화 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국민들의 휴식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으로 이번에 발굴된 역사문화경관명승지를 대상으로 해당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의 동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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