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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김일녀 기자] LIG손해보험 인수전이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손해보험업계 4위인 LIG손보를 인수할 경우 판매 채널 확대 및 시장 점유율 상승이 기대돼 인수 후보들 간 눈치싸움이 치열한 모습이다.

LIG손보는 지난해 11월 LIG그룹이 계열사인 LIG건설 기업어음(CP) 투자자 피해보상금 마련을 위해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하면서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LIG그룹은 미국계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예비입찰에 돌입했다. 지난 6일 LIG손보 매각 회계자문사인 삼정KPMG는 LIG손보와 LIG투자증권에 대한 매도자 실사에 들어갔다. LIG손보가 LIG투자증권 지분 82.35%를 보유하고 있어 두 회사가 ‘패키지’로 매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3주간에 걸친 실사가 진행되고 나면 골드만삭스는 이르면 다음 달 초 예비입찰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동양생명-보고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메리츠금융그룹, 롯데그룹이다. 한화그룹과 KB금융그룹, 상당수 사모펀드(PE)도 LIG손보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손보 시장은 삼성화재(26%), 현대해상(16%), 동부화재(15%), LIG손보(14%) 등이 주도하고 있다. 만약 롯데그룹과 한화그룹, 메리츠화재가 LIG손보를 인수하게 되면 업계 2위권으로 단숨에 발돋움할 수 있다.

LIG손보 인수전 참여 의사를 가장 먼저 밝힌 곳은 동양생명 최대주주인 보고펀드다. 구한서 동양생명 대표는 지난달 17일 기자간담회에서 “보고펀드와 함께 LIG손보 인수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로 준비하고 있다”며 “합병 형태가 아닌 인수 후 자회사 설립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롯데그룹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롯데쇼핑은 지난 13일 롯데그룹의 LIG손보 인수 추진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롯데그룹이 LIG손보 인수 추진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답변했다. 시장에서는 롯데그룹이 유상증자 등을 통해 롯데손보에 인수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업계 5위인 메리츠금융그룹도 삼성화재를 추격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현재 인수 검토 단계에 돌입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지만 구체화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금융지주사 가운데는 KB금융이 LIG손보 인수전에 가세했다. 다만 국내 금융지주사가 자회사 주식을 취득할 때 자회사가 상장사일 경우, 상장 자회사 지분을 30% 이상 취득해야 하는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인수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LIG그룹이 내놓은 지분은 21%로 KB금융이 LIG손보를 인수하기 위해선 10% 이상 추가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KB금융은 15일 LIG손보 인수 추진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비은행부문 M&A 추진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왔으나, LIG손보 인수 관련해선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추진된 사항은 없다”면서도 “향후 결정되는 사항이 있으면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의미다.

KB금융은 이제까지 대형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번번이 실패했다. 2012년 ING생명 인수에 나섰다가 이사회의 반대로 포기했고, 지난해에는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NH농협금융에 고배를 마셨다.

하나금융그룹도 하나대투증권 PE 등을 통해 인수전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LIG손보가 매력적인 매물인 만큼 관심있게 보고 있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결속력이 강한 범LG가의 특성상 어떤 형태로든 LIG손보가 범LG가에 남게 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LIG손보를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업계의 판도가 뒤바뀔 수 있는 만큼 갈수록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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