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 천문 관측대로 알려진 첨성대가 선덕여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일종의 ‘심볼’ 역할을 했다는 학설이 제기됐다.

정연식 서울여대 사학과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 ‘선덕여왕의 성조의 탄생, 첨성대’에서 첨성대가 천문대나 24절기를 측정하는 규표 또는 제단이 아니라 선덕여왕의 왕권을 과시하기 위해 축조된 상징물이라고 주장했다.

첨성대에 대해 정연식 교수는 기존에 제기됐던 우물설이 타당한 측면이 있다고 하면서도 풍요, 생명, 다산, 신성을 의미하는 우물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성스러운 시조의 탄생’의 의미를 부여한 상징물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신라의 우물 일부는 단순한 우물을 넘어서 성스러운 조상의 탄생을 상징하는 신성한 장소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며 “첨성대 우물이 의미하는 것은 선덕여왕의 성스러운 탄생”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라 역사상 성조황고(聖祖皇姑), 즉 성스러운 조상의 피를 이어받은 여자 황제라는 뜻의 존호를 칭함 받은 것은 선덕여왕이 유일하다”며 “신라에서 처음으로 여자가 왕위에 올랐다는 것에 반감을 품은 귀족세력의 반란을 방지하고 왕권을 안정시키기 위해 왕을 신성시하는 작업을 해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첨성대의 몸통돌이 27단인 것은 선덕여왕이 제27대 왕이라는 것을 상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KAIST 인문사회과학연구소는 21일부터 5일 동안 첨성대 대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첨성대를 둘러싼 의문점을 두고 다각도의 분석이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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