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청 앞 광장에 설치된 대형 성탄트리(왼쪽)와 인천국제공항에 지난 5월 설치된 석탑모형의 연등(오른쪽).(사진출처: 연합뉴스)

불교-개신교 ‘연등’ 때문에 매년 시비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그러면서 종자연이 주장하는 논리를 역으로 불교계에 적용해 서울시청 앞에 설치되는 화엄사 쌍사자 석탑 실물모형을 문제로 삼았다. 불교계의 논리대로라면 석탑이 부처의 사리를 안치하는 종교적인 구조물이기 때문에 이것 역시 무종교인이나 타종교인들에 대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는 설명이다.

한교연은 석가탄신일에 정부가 연등행사에 지원하는 재정도 문제를 삼으며 “(불교계가) 연등에 대한 기부금을 받고 있고, 연등을 신도들에게 따로 판매하고 있는 실정에서 사찰 경내가 아닌 거리 곳곳에 불법으로 연등을 설치하는 것이야 말로 국민 정서를 도외시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한편 지난 5월에는 불교계의 연등행사 문제로 불교-개신교 간 갈등이 촉발됐다. 석가탄신일을 맞은 불교계가 인천공항에 전통 등 설치를 요구했지만 특정종교의 상징물이라는 이유로 공항 측이 불허했고, 즉각 종교편향 논란이 일었다. 불교계는 인천공항 부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갔고, 논란이 확산되자 공항 측은 전통 등 설치를 허락했다.

지난해에도 연등 설치를 놓고 개신교계 시선이 곱지 않았다. 당시 교회언론회는 “연등행사는 조선시대 500여 년 동안 사라졌다가 일제에 의해 강제로 시작된 불교 문화행사”라며 “현재의 제등행렬도 1995년 조계사에서 시작된 것에 불과하다”면서 연등회의 전통과 역사를 부정해 불교인들을 분노케 했다.

아울러 정부가 연등회에 예산을 지원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종교편향정책’이라면서 “연등회는 ‘문화포교’ 활동이며, 이는 종교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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