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프로배구 정규리그 MVP에 빛나는 대표팀 공격의 핵 박철우(24, 현대캐피탈)가 배구대표팀 이상열 코치로부터 폭행 당했다고 밝혀 충격을 줬다.

이는 26일 열릴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를 얼마 남기지 않고 대표팀 합숙 중 일어난 사건이라 더 큰 파문이 일고 있다.

박철우는 18일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전날 오후 6시 태릉선수촌에서 대표팀 훈련이 끝난 뒤 모든 선수가 지켜보는 가운데 구타를 당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 앞서 박철우는 대한배구협회에 기자회견을 열어줄 것을 요청했지만 여의치 않자, 부친과 함께 자청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박철우는 왼쪽 뺨이 빨갛게 붓고 눈 주변에 멍이 든 모습으로 등장했다.

박철우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릴 제15회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 준비차 대표팀 선수들과 훈련을 하던 중 이 코치께서 내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고 발로 몇 차례 복부도 가격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박철우는 “뇌진탕과 귀가 울리는 증상 등이 있다. 상처보단 심적인 안정을 위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았다”며 병원에서 떼어 온 진단서와 함께 복부에 난 상처 등을 공개했다.

박철우는 “이상열 코치로부터 어떤 사과의 말도 듣지 못해 심적으로 더 괴로웠다”고 토로하며 “김호철 대표팀 감독님이 달래줬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돼 이 자리에 섰다”고 이번 사건을 공개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또한 박철우는 고질적인 한국 스포츠계의 병폐라 할 수 있는 지도자들의 구타가 선수들 내에서 지금까지 공공연히 있어 온 듯한 간접적인 발언을 해, 이번 사태가 쉽게 넘어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한배구협회 측은 “불미스러운 사태가 벌어져 배구 팬들과 국민들께 죄송하다”며 “사건의 진상 규명을 철저히 파헤쳐 감독 또는 코치 경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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