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 종교대화 씨튼연구원 20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개최됐다.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유교 등 각 종단의 학자들이 환경생태계 위기에 따른 종교인의 자세와 치유의 길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씨튼연구원, 종교적 관점에서 환경생태계 위기 극복 방안 모색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인류가 당면한 심각한 환경생태계 위기에 대해 종교인의 입장에서 문제의 본질인 근대 서구 문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근본 해결 방법을 고찰․제시하는 종교간 대화의 시간이 마련됐다.

지난 9일 종교대화 씨튼연구원(원장 최현민 수녀) 20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개최됐다.

‘하나뿐인 지구- 생태문제와 종교간 대화’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은 각 종교에서 바라본 자연관과 인간관을 나누고 함께 고민해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유교 등 각 종단의 학자들은 종단별 생태적 자연관과 인간관에 대해 발제하고, 종교간 대화를 통해 환경과 인간의 실존 문제를 논의했다.

올해 스무 돌을 맞게 된 씨튼연구원의 최현민 원장은 환영사에서 “오늘 심포지엄은 지난 20년간 이루어진 종교인 모임의 결실”이라며 “그간 종교간 대화를 통해 이웃종교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고 저의 신앙을 돌아보는 계기도 됐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최 원장은 또 “종교 간 분쟁과 갈등을 겪는 다른 나라를 볼 때 이웃종교인이 함께 모여 같은 책을 읽고 발제와 토론을 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희중(천주교 광주대교구장) 대주교와 자승스님(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이 축사를, 길희성 서강대 명예교수가 ‘환경생태계 위기와 현대 종교’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길 교수는 “환경생태계 위기의 궁극적 원인이 현대 문명 자체에 있다는 것에 반박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며 “종교가 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 차원의 일은 현대 문명에 대한 본질적 성찰과 대안적 삶의 방식․가치관을 제시하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경생태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종교가 해야 할 가장 본질적인 역할은 자연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시각의 전환”이라며 자연의 세속화로 인해 자연에서 종교적․영적 의미를 잃어버렸음을 지적했다. 즉, 예전에는 경외의 대상이며 종교적 영감의 원천이었던 자연이 근대 과학적 사고로 인해 인간의 필요에 따라 조작․이용할 수 있는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길 교수는 환경생태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계론적 자연관을 극복하고 자연이 인간과 유기체적 공동체로서 끊임없이 교감하는 존재라는 의식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중심적 자연관의 극복이 필수적이며, 자연계를 향한 인간의 도덕적 책임성을 강하게 의식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후 ▲유교의 생태적 자연관(최복희 서강대 대우교수) ▲생태철학의 관점에서 본 유교의 인간관(최일범 성균관대 교수) ▲원불교의 생태친화적 자연관과 인간관(고시용 원광대 교수) ▲개신교 생태신학을 위한 성육신의 재구성(이정배 감리교신학대 교수) ▲생태적 인간의 길과 생태주의자 예수의 길(송용민 인천가톨릭대 교수, 신부) ▲불교의 생태친화적 자연관(김종욱 동국대 교수) ▲불교의 생태학적 인간관(심원스님, 서울대 연구원) 등의 발제가 이어졌다.

종합토론에서는 논문 발표자 7명과 양은용(원광대) 교수, 전현식(연세대) 교수, 최현민 수녀, 미산스님(중앙승가대 교수)이 함께해 환경생태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종교인의 자세와 파괴된 자연의 회복과 치유의 길을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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