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세계 국립극장 페스티벌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대만 당대전기극장의 ‘태풍’은 우싱 꾸오(Wu Hsing-kuo)가 예술감독과 주연을 맡았다.

▲ 우싱 꾸오 태풍 무대의 한 장면.

이번 공연은 ‘천녀유혼’ ‘영웅본색’ ‘칠검’의 영화감독 서극(Tsui Hark)과의 합작으로 이루어졌다.

‘태풍’은 셰익스피어의 희극 ‘템페스트’를 원작으로 한 음악극으로 ‘경극의 세계화’를 위한 당대전기극장의 대표작이다.

태풍은 영화 ‘와호장룡’으로 디자인 실력을 인정받은 팀 윕(Tim Yip)이 무대 및 의상을 맡았다. 이번 작품에선 화려하면서도 심플한 디자인으로 의상에 의미를 부여한 작업이 돋보인다.

그 예로 붉은색의 마법사 가운에 새겨진 상형문자는 지식으로 섬을 지배할 인간의 힘을 상징해 표현했다.

또한 프로스페로가 가운을 펄럭여 거대한 풍랑을 일으킬 때 활자들이 뒤집혀 흔들리는 모습은 인간의 머릿속에서 쉬지 않고 꿈틀거리는 욕망을 상징화했다.

이미 세계적인 공연평론미디어 ‘타임아웃’에서는 태풍을 2008년 최고의 작품으로 선정했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에서도 별 4개의 평점을 받았다.

한편, 우싱 꾸오는 이번 페스티벌의 개막작 연기 도중 부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6일 마지막 공연까지 열연해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태풍으로 좋은 무대를 펼친 당대전기극장은 1986년 우싱 꾸오 예술감독을 중심으로 점차 사라져가는 전통극을 살리기 위한 목표로 세워진 극단이다.

우싱 꾸오가 전통과 현대의 간극에서 끊임없이 가졌던 질문은 ‘전통이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이란 무엇이며, 또한 얼마만큼 발전할 수 있는가’였다. 

그의 생각에 걸맞게 태양은 중국전통음악극인 경극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안무와 배우들의 화려한 의상을 접목시켜 만들어졌다. 외국 관람객들은 그의 작품을 통해 전통과 현대의 만남으로 어우러진 경극의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은 우싱 꾸오가 전통이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어떤 식으로 전개했는지 해석해 볼 수 있고 전통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그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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