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나 붐바루(Dine Bumbaru, 이코모스 캐나다) 회장. ⓒ뉴스천지
서울특별시사편찬위원회는 4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2009 서울역사국제학술대회’를 열고 서울 문화유산의 세계화를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 디누 붐바루(이코모스 캐나다) 회장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한국 유적의 세계 보편적 가치를 오히려 한국인이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 있는 세계문화유산 등록지를 둘러본 결과 유적의 관리와 보존 상태는 우수했지만 정작 해당 유산이 세계적으로 어떤 보편 가치를 지니는지 한국인에게 질문했을 때는 선뜻 대답을 듣지 못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에 앞서 붐바루 회장은 “세계유산목록에 등재되려면 탁월한 보편적 가치와 진정성·완전성, 효율적인 보호와 관리 시스템 운영 등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세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언제든지 세계문화유산목록에서 삭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현재까지 세계문화유산목록에서 삭제된 경우는 2건이다. 특히 독일의 드레스덴 엘베 계곡은 16~20세기에 건설된 수많은 기념비와 공원이 즐비해 2004년 세계문화유산목록에 등재됐으나 2009년 탈락했다.

드레스덴 당국이 해당 지역에 새 교량을 설치하려고 하자 세계유산위원회에서는 이 교량이 유산목록 등재 조건인 도시의 완전성을 심하게 저해한다고 주장했고, 최근 등재명단에서 삭제했다는 것이다.

붐바루 회장은 “세계문화유산 등재 기준이 점점 강화되고 엄격해지고 있다”며 “드레스덴의 경우에서 우리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반대로 현대적인 건물이 들어선 서울도 20세기 현대 양식이라는 가치가 부각되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수도 있다고 그는 전했다.

‘서울의 문화유산에서 세계의 문화유산으로’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학술대회에는 디누 붐바루 회장을 비롯해, 존 허드(이코모스 자문위원회) 회장, 무네타 요시후미(교토부립대학) 교수 등 문화유산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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