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선혜 기자] 그동안 많은 부분이 알려지지 않았던 세계열강의 한반도 분할 계획을 다룬 책이 나왔다.

최근 한국학중앙연구원은 한반도 분할의 역사에 관해 임진왜란부터 6.25 전쟁까지 열강이 한반도를 분할하고자 어떤 목적을 갖고 힘의 균형을 맞추고 분할을 진행했는지 사실에 근거해 고찰할 수 있는 책을 발간했다.

책은 한반도 분할에 대해 처음으로 논의되던 시기부터 파고들었다. 420년 전의 내용은 문헌사료와 금석문을 기초로 한국, 일본, 중국의 문헌을 모두 섭렵했다. 19세기와 20세기 초의 자료는 일본, 러시아의 외교문서 등을 골고루 활용해 분량만 944페이지 달한다.

특히 38선을 비롯한 전후 한반도 처리 구상은 미국이 주도하면서 소련이 반응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를 규명하기 위해 미국의 내셔널 아카이브 기밀문서, FRUS, 대외관계협의회 문서, 국무부 자료, 작전국 문서, 미공간 메뉴스크립트 등을 활용했다.

러시아와 일본의 자료에서 교차 비교를 통해 사실의 왜곡과 재해석의 가능성을 최대한 배제하고자 했다.

책은 이러한 방대한 사료 비판을 기반으로 역사적 사실의 옳고 그름의 평가보다는 객관적으로 사실을 바라봄으로써 분단을 극복할 수 있는 역사적 교훈을 구하고자 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시대는 1950년부터 3년간에 머물지 않는다. 이미 임진왜란때부터 명과 일본은 조선을 나누고자 했고, 20세기 초 러․일전쟁에서도 이러한 시도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

한반도는 언제나 분쟁의 초점 지역이었고, 열강들이 쉽게 나눌 수 있는 지역으로 인식됐다. 그리고 분할된 한반도는 냉전이라는 격변 속에서 6.25전쟁을 겪고 결국 승패를 가리지 못한 채 분단의 고착화라는 상처만이 남았다.

강대국의 변화하는 세력관계에 따라 약소국 한국이 좌지우지됐던 것이 과거 역사의 교훈이다.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구축하기 위한 논쟁이 정전 6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남북 사이에 계속되고 있다. 책은 지금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분단 상황은 뜻밖에 쉽게 해결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이러한 측면에서 책은 가변적 상황에 직면했던 우리나라의 지나간 역사를 살펴보면서 분단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역사적 교훈을 얻는 방법을 제시해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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