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재청 온라인 사이트에 소개된 안동 고택 내 바깥변소로, 중요민속문화재 제178-3호로 지정된 것을 볼 수 있다. (사진제공 및 출처: 추경화, 문화재청 홈페이지)

국보였던 문화재, 가장 최하위 등급
개인 사적지, 중요민속문화재 보존

일본인 사용 진해우체국, 사적 관리
진주성 내 문화재 등급 조정 시급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국보였던 진주 촉석루는 아직 문화재 등급 중 가장 낮은 지방문화재지만, 안동 풍천면의 고택과 화장실이 중요민속문화재 176호인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향토사학자 추경화 씨에 따르면 안동시 풍천면의 고택들과 화장실 등은 시대 미상인데다 진주 촉석루보다 건립된 시기가 한참 늦음에도 중요민속문화재 176~183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안동 하리동 소재 일성당(日省堂)은 화장실과 함께 중요민속문화재 178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건립 연대는 미상이며, 민가로 소개되고 있다.

안동 학암 고택도 화장실을 포함해 중요민속문화재 179호로 지정돼 출입금지 구역으로 엄중히 보호받고 있다. 학암 고택 역시 건립연대는 미상이며, 1800년대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추 씨는 “안동 고택과 화장실 등이 영남 포정사 문루, 북장대, 서장대, 의기사, 창렬사 등 진주성 내 문화재보다 건립 또는 중건연대가 한참 떨어지는데도 등급은 훨씬 높다”며 “395년 역사를 가진 영남 포정사 문루, 북장대 등과 안동 고택(화장실 포함) 문화재 등급을 비교하면 통탄할 일”이라고 비탄했다.

▲ 향토사학자 추경화 씨가 분석 정리한 내용 (사진제공: 추경화)

추 씨에 따르면 진주시 내에는 다른 지방보다 문화재 등급이 낮은 문화재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또 지방문화재로 존속되기엔 역사적 가치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도 진주시 내 문화재 대부분에 문화재 등급 상향이 적용되지 않는 것은 진주시민과 관련 전문가, 국가 차원 등의 관심 저하가 큰 이유라고 그는 지적했다.

안동시의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지원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번에 사학자의 발로 뛴 연구 결과 드러난 안동 고택과 화장실 등의 문화재 등급 사실도 안동시의 이러한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은 간과해서는 안 될 사례로 보인다.

상황이 이러하니 추 씨는 “촉석루와 북장대, 서장대, 영남 포정사 문루 등을 안동시 내로 옮겨 문화재 등급을 올린 후 다시 진주로 옮기는 운동을 전개하는 것이 특별대안 아닌 대안”이라고 말했다.

추 씨는 “안동 운흥동에는 1940년에 시멘트로 처음 만든 안동역 급수탑이 있는데 이것 역시 등록문화재 49호로 진주 촉석루(경상남도문화재자료 제8호)보다 등급이 높다. 무엇이 진정한 문화재인가 분명히 따져봐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 문화재 최하위 등급인 경상남도문화재자료 제8호 진주 촉석루 (사진제공: 문화재청)

추 씨가 진주 촉석루를 비롯해 진주성 내 대부분 문화재의 등급 상향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진주시민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진정한 문화재 가치를 바로잡아 후대에 알리기 위해서다.

진주 촉석루가 원래 국보였다고 하니 현재 등급으로 조정된 상황을 이제는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 사례로 일본 해군들이 이용하고 일본인 직원이 근무한 진해우체국도 사적 291호로, 촉석루, 영남 포정사 문루, 북장대, 서장대보다 4등급 정도 높다는 사실이 현 문화재 등급 실태를 말해주고 있다.

추 씨는 “촉석루 등에 원형이 남았느냐 말할 여유가 없다. 이와 같은 사실만으로도 참을 수 없는 모욕과 수치를 느낀다”며 “진주성 내 모든 건조물은 다른 지역 건조물과 비교해도 제대로 인정을 못 받고 있다. 즉시 등급 조정을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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