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아리랑

▲ 이 창 식

가벼이 영혼만을 이끌고 아리랑 고개로 떠나는 것,
어머니는 수행(修行)처럼 늘 길 떠나는 연습을 하네.
어디론가 떠나기에 봄날이 가도 아름답고
아침마다 찬물 마시고 꿈결처럼
세월의 굽이를 녹이고 있네.
아리랑 아리랑 나무관세음보살 아리랑

어쩌면 불성(佛性)만을 데리고 아리랑 나라로 가는 것,
어머니는 무심한 산을 바라보며
명치 끝을 치며 노래하네.
굼실굼실 밀려오는 파도에 눈물도 사랑이 되어
저 바다의 검은 빛까지 아주 장엄하게 울리고 있네.
아리랑 아리랑 나무관세음보살 아리랑

애써 당신의 욕망만을 감추고 아리랑 님으로 향하는 것,
어머니는 살아서 피붙이들 희생
죽어서, 님의 심부름 원하네.
그걸 바라볼 때마다 묵묵히 꺼져가는 골다공증(骨多孔症),
오히려 마음 속에는 돋아나는 보리수 싹이 있네.
아리랑 아리랑 나무관세음보살 아리랑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