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옥미 기자] “세상의 모든 작품은 기나긴 시간의 단련을 받습니다. 그리고 긴 시간의 단련을 이겨낸 작품은 천금의 가치를 얻지요. 창작에 종사하는 모든 작가가 필생의 노력을 다한다고 해서 누구나 그런 성취에 다다르는 것도 아니고, 모든 작품이 후세에까지 전해지리라고 장담할 수도 없지만, 최소한 작품이 무대에 올라 관객을 만나는 순간만큼은 정치 집회에서 이루어지는 강연보다 재미있고 감동적이어야 할 것입니다.”

<창작에 대하여> 저자 가오싱젠(73, 高行健)은 중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겸 극작가, 연출가다.

이 책은 가오싱젠의 미학과 예술론을 담은 책이다. 세계적인 거장의 예술에 대한 진지한 탐색을 집대성한 책으로, ‘20세기의 극복’을 주제로 이야기한다.

책은 작가 자신의 심미체험을 밑바탕으로 예술가의 미학에 대해 설명한다.

철학자의 미학은 심리활동을 통해 탄생한 아름다움을 파악하는 과정 등 객관적인 미의 존재 여부가 중요했지만 예술 창작에서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철학자의 미학과는 다른 창작미학을 말하고 있다”며 “예술가의 미학은 감각, 정서, 무의식 같은 심리 활동을 통해 탄생한 아음다움을 파악하는 과정입니다. 아름다움은 주체의 느낌과 분리될 수 없는 체험입니다”라고 강조한다.

그의 창작미학은 수십 년간 장르를 뛰어넘는 탐색가 답게 20세기의 주류 의식형태를 뛰어넘어 대단히 흥미로운 길을 제시한다. 이런 맥락에서 이 책은 ‘빛’을 발한다.

이밖에 가오싱젠의 문학·예술·미학론 이외에도 대만의 국보급 작가 황춘밍과 예스타오, 일본의 작가 오에 겐자부로 등 각계 문화예술인과의 대담이 수록되어 있어 창작에 종사하는 예술가는 물론 일반 독자들에게도 미학과 창작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선사한다.

가오싱젠 지음 / 돌베개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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