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국 백제황칠명인1호

▲ 전통 꽃담장 ⓒ천지일보(뉴스천지)

구리 빛 얼굴의 소년은 검정고무신을 신고 뿌연 연기가 날리는 시골길 신작로를 터덜터덜 길게 걸어가면서 백마강물을 눈에서 놔 본다.

달려오는 연민으로 사무치는 어미의 생각에 아래에서 애써 부서지는 강물소리가 저벅저벅 발밑에 쌓여 마냥 가슴에 밟히고, 길 양옆 은행나무 긴 가지 끝에는 세월이 주렁주렁 잎으로 걸려 있어, 옛 시간은 바람에 흩어져 초가삼간 장독대에서 그리움을 가누지 못한 채 지친 몸을 이끌더니, 적이 아프게 세상 공간에서 한 쪽으로 나뒹군다. 사랑의 연습일까?

아름다운 꽃과 나비, 어여쁜 꽃과 벌의 상관관계 속에는 재미있는 사실이 있는데 이것은 강렬한 꽃잎이 벌에게 말을 걸어오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영국 브리스톨대학교 대니얼 로버트 교수는 사이언스 인터넷판에서 이렇게 밝혔다.

‘꽃잎은 약한 음전기를 띠고 공중을 날 때의 벌은 양전기를 띠므로 이때, 서로 전극이 달라서 벌이 꽃잎에 꿀을 먹으려 꽃에 앉으면 미세한 전기가 흐른다.’

꽃잎은 자신의 상태를 벌에게 정확하게 알린다. 또 벌과 나비는 자외선을 감지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서 꽃에 있는 자외선을 언제든 맘대로 찾아갈 수 있다. 특히 그중에 순수한 꿀 보다는 카페인이나 니코틴을 많이 함유한 꿀을 선호했고, 농도 1L에 1mg으로 자연 상태의 카페인이나 니코틴의 꿀을 좋아했다. 니코틴 농도가 너무 짙으면 다른 꿀을 찾아 떠나서 다시 찾는다.

식물들은 카페인으로 잎을 갉아먹는 해충을 물리치기도 하고 강렬한 꽃은 이 카페인이나 니코틴으로 벌을 불러들이는 양면을 보여 주는데 이때 자외선 전기 신호가 꽃의 색깔을 벌이 더 잘 구별할 수 있도록 한다.

뒝벌은 버섯체 신경세포를 활발하게 작동시켜 좋은 꽃을 찾아가게 한다. 뿐만 아니라 벌은 몸에 있는 미세하게 많은 털을 이용하여 전기신호를 감지하고, 꽃 향기도 잘 기억하며 그 꽃을 다시 찾아간다. 일종의 기억장치를 가동한 셈이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벌은 우수한 양질의 꿀을 찾아가고 그 꽃을 기억하며 양분을 충분히 흡수한다.

인간은 유감스럽게도 자외선을 감지하지 못한다. 그러나 자외선을 잘 감지하는 뒝벌은 맛있는 꿀을 품고 있는 꽃을 잘도 찾아간다. 벌의 일종인 뒝벌은 이 추적자로서의 적임자이다. 한편 꿀을 찾는 꿀벌이 꿀이 없는 꽃향기만으로도 주둥이를 뻗는 ‘파블로프조건 반사’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자외선은 분명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빛이다. 빛은 지구보다 우주에 많다. 그게 별이다. 빛은 지구에도 있고 우주에도 있다. 그런데 지구에는 소리가 있고 우주에서는 소리가 또 없다. 어떠한 소리도 우주에선 들을 수 없다.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소리라곤 진공상태의 전파에너지가 전부다. 구분적으로 빛의 소리이고 진공의 비움이고 전파의 떨림이다. 우주공간에서 사람의 우주소리를 우주는 들을 수 없다.

역사에는 사람소리가 참으로 많았다. 한참을 서로 밀고 당기는 당파와 파벌로 얼룩진 선대 역사의 사람소리는 왕에게 올리는 상소문에서 가장 여실히 성장한 아픔을 찾아 보여준다. 음의 숙적과 양의 지원군 사이에는 파란이 일고, 시기와 음모의 상소문 먹 글 위에 피해자의 눈물로 얼룩진 먹물은 또 얼마나 많은 한지를 적셔 번지게 하였던가.

▶ (하) 편으로 이어집니다.

◆ 약력
- 백제황칠명인1호
- 미술학박사
- 국립이리스트 대학교 종신석좌교수
- 국가문화재보존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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