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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급 신학자·목회자 50여명의 강의 “체계적 교육”
개인 연간 27만원, 교회 매월 10만원 수강료 요구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개신교인 김경화(가명) 씨는 최근 국내외 내로라는 신학자들과 목회자의 강의를 온라인으로 한꺼번에 들을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해당 선교회 어플리케이션을 스마트폰으로 다운 받았다.

하지만 성경강해는 들을 수 없었고, 선교회에 연락하자 1년 동안 이용할 서버 및 교재비용으로 27만 원을 요구했다. 생각하지 못한 비용 요구에 김 씨는 당황했다. 김 씨는 선교회가 ‘값없이 생명수를 마시라’고 기록된 성경과는 다른 선교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 불쾌감을 느끼고 강의를 시청하지 않았다.

새로운 선교 개척지로 모바일 인터넷 공간이 주목을 받으며 종교계가 온라인을 이용하는 신자를 위해 경전 관련 어플리케이션을 내놓고 있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포교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선교의 목적성을 잃은 일부 어플리케이션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최근 개신교 A선교회는 ‘신구약 66권 강해 동영상’을 스마트폰으로 보고 들을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고 한국교회에 알렸다. 또 스마트폰으로 이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방법과 관련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세미나도 개최했다. 특히 이 선교회는 동영상 제작에 국내 내로라는 신학자와 목회자 50여 명이 교파를 초월해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성경 강해에 참여한 강의자는 최종진‧송태근‧이영훈‧장경동‧장봉생‧이동원‧옥성석‧지형은‧김은호‧최성규‧장정일 등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대거 포진했다. 또 김진섭‧정중호‧박준서‧김의원‧정인찬‧노영상‧고영민 등 신학대 및 일반대학의 학장‧총장급 인사로 화려하게 장식됐다.

◆성경강해 동영상 ‘돈벌이 수단’될까 우려
선교회는 이 동영상에 자막을 넣고 영어와 중국어 등 7개 언어로 번역해 전 세계에 보급할 방침이다.

선교회 원장 B목사는 선교회와 국민일보가 함께 동영상을 제작했다는 내용을 강조하며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1천만 크리스천들에게 체계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권위 있는 신학자와 목회자를 강사진으로 성경 66권 동영상 교재를 제작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아울러 “이를 통해 교회지도자들 뿐만 아니라 평신도들이 진리의 말씀을 보다 쉽게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교회는 이 강의를 들을 수 있는 방법과 관련 내용을 설명하는 세미나를 이달 초에 개최하고 참가 희망자에게 등록비로 1만 원을 요구했다. 세미나는 오는 27일에도 열릴 예정이다.

선교회 관계자는 수강료와 관련해 “서버 이용비로 일정 금액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교회가 분교로 등록해 매월 회비를 내면 교인들은 무료로 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교회는 개인으로 등록하면 1년에 27만 원, 교회는 매월 10만 원의 회비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개신교 신앙인은 약 800만 명이며 교회는 34만(6월 18일 한국컴퓨터선교회 자료 기준) 개다. 개별 신앙인 1만 명(27억 원)과 교회 1만 곳(120억 원)만 선교회에 등록을 해도 1년에 147억 원의 수입이 생기는 셈이다.

선교를 위해 교계 대형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 동영상이 자칫 장사 수단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선교 목적 무료 어플리케이션·동영상 배포 ‘눈길’
활발한 인터넷‧온라인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개신교는 스마트폰 선교에도 앞장서고 있다.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개별 교회들은 교회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목회자의 설교 동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또 모바일 페이지를 만들어 스마트폰에서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명성교회, 사랑의교회, 소망교회, 경서교회 등 국내 대형교회와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기쁜소식선교회,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등 교단이 앞장서고 있다.

이 중 신천지는 설교‧집회 동영상뿐 아니라 신천지시온선교센터의 성경 강의 내용도 무료로 제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초등 강의 47강, 진짜바로알자성경과신천지 167과 등 막대한 양의 성경 강해 내용을 공개하고 있으며 누구나 회원가입만 하면 바로 들을 수 있다.

기쁜소식선교회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박옥수 목사의 성경강의 집회 동영상을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하나님의교회는 핵심교리가 담긴 책자를 어플리케이션으로 만들어 선교 도구로 삼고 있다.

불교에서도 경전 강의 동영상은 아니지만 반야심경, 천수경 등의 경전을 읽은 독경 파일을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원불교는 최근 원불교용어사전 어플리케이션을 등록했다. 원불교는 이미 집례집, 정산종사법어, 경전법문집, 창작동화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앱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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