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지연 기자] 미국 오리건주에서 미승인 유전자변형(GMO) 밀이 재배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보건당국이 국내 유입분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1일 오리건주 생산 밀가루를 수입한 대한제분, CJ, 동아원 등 7개 주요 업체와 2개 소규모 업체를 방문해 검사를 위한 샘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사 결과는 3일경 발표된다.

문제의 GMO 밀은 세계적인 종자회사 몬산토가 1998∼2005년 16개 주에서 시험·재배했던 품목으로 알려졌다. GMO는 특정 목적을 위해 유전자 조작을 거친 생물을 말하며 이번 몬산토의 밀 품종은 제초제에 강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밀의 자급률이 2% 정도에 불과해 대부분을 미국에서 수입하며, 이 중 오리건주로부터 수입하는 물량은 전체 미국산 밀의 20~30%에 달한다.

식약처는 수입한 제품에서 유전자 조작 사실이 밝혀질 경우 모두 반송 폐기 처리할 방침이다. 국내 규정에 따르면 GMO 농산물은 인체에 해를 줄 수 있어 별도의 표시를 해야 한다.

이에 한국제분협회는 식약처의 조사가 나올 때까지 유전자변형(GMO) 종자가 유입된 것으로 확인된 미국산 백밀의 수입을 잠정 중단한다고 31일 밝혔다.

협회는 “기본적으로 국내 제분업계는 미국 정부로부터 유전자 재조합 밀이 상업 목적으로 생산·판매되지 않는다는 확인서를 받고 밀을 수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오리건주 GMO 백맥 수출이 알려지자 유럽연합(EU)도 각 회원국에 조사를 요청하는 등 상황 파악에 나섰다.

EU 집행위는 성명을 내고 미국 종자회사 몬산토의 GMO 종자로 재배된 연질 백색 밀의 오염과 유해성 여부에 대한 검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검사 결과 이상이 발견되면 판매를 금지하게 된다.

EU 집행위는 이번 사건과 관련 미국 농무부에 정보 제공을 요청하고 미승인 GMO 밀이 오리건주에서 생산돼 수입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소비자들을 위해 필요 시 단호한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도 강조했다. EU는 현재 몬산토의 ‘MON 810 옥수수’와 독일 바스프의 ‘암플로라 감자’ 등 2종에 대한 GMO 작물의 재배만을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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