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교회개혁실천연대(교개연)이 명동 청어람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이제라도 조용기 목사의 소유가 아닌 하나님의 교회임을 입증하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교회의 개혁은 과연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일까. 의문을 던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기자는 지난주 금요일 명동 청어람에서 개신교대 대표적인 개혁 단체인 교회개혁실천연대(교개연)가 주관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 단체는 이날 조용기 목사 부자의 재정 비리와 관련해 검찰의 수사가 축소될 것을 우려해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리고 조 목사 일가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게 하려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에 대해 날카로운 칼날을 세웠다.

한기총은 조용기 목사와 관련해 처음에는 여성스캔들 논란을 문제 삼아 비판을 했지만 기하성 여의도 측과 합의서를 체결한 후 급선회했다. 조 목사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황당한 행태를 보였다.

이에 교개연은 재정 비리로 한국교회의 이미지를 추락시킨 조용기 목사 일가에 회개를 요구했고, 한기총에는 “자진해체 하라”며 쓴 소리를 내뱉었다.

하지만 교개연은 조용기 목사나 한기총의 잘못을 꼬집기에 앞서 스스로 돌아봐야 할 것 같다.

이날 교개연은 공개적인 광고를 통해 본지와 개신교계 특정 언론을 가리켜 ‘이단과 관련된 신문’으로 단정하고 취재하던 해당 언론 기자들을 내쫓았다.

소위 주류 개신교계가 ‘이단’이라고 낙인을 찍은 단체의 동정과 소식을 실어준다는 이유로 ‘이단과 관련된 신문’이 됐고, 결국 취재를 거부당한 것이다.

주류 개신교계를 대표하는 한기총과 조용기 목사 등에 회개를 외치고, 한국교회 전체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혁을 부르짖는 단체의 행위라는 사실이 납득하기 어렵다. 교회개혁실천연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사실 교개연이 문제 삼은 특정 종단의 기사는 종교를 특화한 종합일간지인 본지의 기사 전체 비율 중 5%가 채 되지 않는다. 또 사실만을 그대로 다뤄주는 말 그대로 ‘기사’일 뿐이다.

미국의 사건 기사를 다루면 미국과 관련된 신문이 되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이슈 기사를 실으면 박 대통령과 관련된 신문이 되는 것일까. 이 때문에 차별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사실을 취재해 있는 그대로 다뤄주는 기사는 이단 기사가 아니다.

한국교회에는 ‘나만 정통’이라는 생각으로 남을 ‘이단’이라 낙인찍고 차별하는 종교차별 정신이 만연돼 있다.

교회개혁을 부르짖는 단체라면 한국교회의 이 사상과 가치관을 고치는 게 진정한 개혁이 될 것이다.

하지만 먼저는 개혁을 외치는 단체가 이 부패한 정신과 생각을 뜯어 고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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