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공휴일 지정·정전 60년 기념, 세계평화작가 한한국 일대기

한한국은 2008년 뉴욕 한국문화원 ‘세계평화 단독특별전’에 이어 2009년 또다시 큰일을 해내게 된다.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장장 4년에 걸쳐 완성한 초대작 <중국 평화지도>를 위시한 60여 점의 작품으로, 북경 주중한국문화원 ‘중국 평화지도 특별전’을 가진 것이다.

“드디어 이번엔 뉴욕도 모자라서 중국까지 가는 거예요?”

도둑이 제 발 저리다고 하도 염치없는 일을 많이 한 그로서는 아내의 얼굴조차 바로 볼 수 없었다. 애써 미안함을 감추며 농담조로 그가 대답했다.

“그래도 중국은 거리가 가까워 비행기 값이 적게 들 테니 그나마 다행이잖소. 미국만큼 행사비가 많이 들진 않을 거요.”

작품에 쓰이는 한지 값만 해도 몇 백, 몇 천인데다 거기에 전시회 비용과 수억 원에 이르는 작품에 대한 엄청난 보험료까지. 얼핏 따져만 봐도 상상을 초월한 액수가 된다. 그런데도 매번 자신을 지지해 주고 군소리 없이 따라와 주는 아내가 아닌가. 천군만마가 따로 없다.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예정된 날짜에 맞춰 작품을 북경으로 공수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미국과는 달리 행사를 준비하는 데 까다로운 절차가 많았다. 북경공항에 작품들이 막 내려졌을 때였다. 갑자기 중국공안이 들이닥쳐 검열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 이미 한국에서 중국 대사관의 검열을 받았는데 또다시 검열이라니 속이 끓어올랐다.

“이미 주한중국대사관으로부터 허락을 받은 작품들인데 왜 또 이러는 겁니까?”

한한국의 항의 섞인 질문에도 중국공안은 완강했다.

“당신은 뉴욕에서 이미 특별전을 가질 만큼 세계적인 작가인 동시에 유엔 각국 대표부 기념관에 작품이 소장될 만큼 공인된 작가입니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우리는 당신이 중국지도를 제대로 그렸는지 직접 검증해 봐야 합니다.”

그가 행사용 작품 도록을 내보이며 사정도 해보았으나, 이 도록도 속일 수 있는 것이라며 작품을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는 입국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하는 수 없이 북경공항에서 <중국 평화지도>를 펼쳐 보이는 수밖에 없었다. 급한 대로 작품을 보호하기 위해 공항 바닥에 합판을 깔고 작품을 펼쳐 보였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특히 대만까지 수록된 어마어마한 크기의 <중국 평화지도>가 주르륵 펼쳐지자, 그때까지 강경 일변도였던 공안들이 박수를 치며 감격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한바탕 해프닝을 치르고 나서야 50여 점의 작품을 북경 주중한국문화원으로 옮길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공항에서와는 정반대의 일이 일어났다. 갑자기 관광버스에서 내린 30여 명의 중국인이 양쪽에 15명씩 도열하여 한한국의 작품을 옮기기 시작했다. 소중한 자국의 <중국 평화지도> 작품이므로 정중히 예를 갖춰 전시관 안까지 옮기기 위해서란 이유에서였다. 

한한국·이은집 공저

▲ (한글)이탈리아 평화지도 World Peace Map- Italy 1994~2013 (약 7개월) ●제작목적: 세계평화와 이탈리아의 평화를 위한 ●작품크기: 2m50㎝ X 2m ●서체: 한한국평화체 ●작품내용: 이탈리아의 문화역사, 성경말씀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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