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가 지난달 21일부터 KT망을 이용해 ‘플러스 모바일’이란 이름으로 알뜰폰 사업을 시작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판매路 편의점→대형마트→백화점 확대
단순 판매서 직접 통신사업자로 변신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편의점에서 시작된 유통가의 알뜰폰 시장 진입이 대형마트에 이어 백화점까지 확산됐다. 일부는 단순 판매를 뛰어넘어 직접 ‘알뜰폰(MVNO, 이동통신재판매사업자)’ 사업자로 나섰다.

◆편의점, 알뜰폰 판매통로로 적극 나서

최근 유통업계가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면서 알뜰폰 가입자수도 빨리 늘었다. 시작은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지난해 11월 29일)이었다. 기존 알뜰폰 사업자들이 소비자들과 오프라인 접점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홍보가 부족하다는 약점을 파고들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1년 만에 100만 명을 넘어선 알뜰폰 시장은 유통업계가 진입한 지난해 연말부터 매달 평균 10만 명씩 가입자를 늘리며 4개월 만에 50만 명을 더 늘렸다.

세븐일레븐을 통해 알뜰폰 시장의 가능성을 본 롯데그룹은 욕심을 더 키웠다. 판매로를 롯데슈퍼, 롯데마트로 확대한 데 이어 지난 1일에는 롯데백화점에까지 알뜰폰을 입성시켰다. 이로써 롯데그룹의 오프라인 유통라인에서는 모두 알뜰폰을 취급하게 됐다.

현재는 프리피아에서 만든 8만 4900원짜리 ‘세컨드(2nd)폰’만 판매하고 있지만 새로운 모델을 지속적으로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유통계열마다 취급점포수도 전국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의 성공을 지켜본 다른 유통업계도 앞다퉈 시장에 발을 들였다. GS25는 지난 1월 24일부터, 씨유(CU)는 1월 29일부터 판매를 시작했으며 매장수를 계속 늘리고 있다. 미니스톱도 4월 중에 우선 30개 점포에서 알뜰폰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대형마트 직접 알뜰폰 사업자로 변신

대형마트는 단순 판매 대행을 벗어나 ‘알뜰폰’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달 21일 홈플러스는 유통사로서는 처음으로 ‘플러스 모바일’이란 이름으로 직접 알뜰폰 사업을 시작했다.

일반 통신사나 MVNO 사업자처럼 고객 가입에서 요금제 설계까지 현재 통신사가 하는 모든 서비스를 담당하게 된 것이다. KT 통신망을 빌려 알뜰폰 사업을 시작한 홈플러스는 우선은 3G 서비스를 제공하고 하반기부터는 LTE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도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운영한 후 상반기 중에 알뜰폰 사업자로서 변신을 계획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SKT와 제휴를 맺고 3G와 LTE 서비스 동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아직은 직접 알뜰폰 사업을 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형 유통업계의 활발한 진출에 그간 시장의 기반을 다져왔던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규모가 큰 것은 물론, 많은 돈을 들이지 않아도 이미 갖춰진 판매점을 이용해 적극 마케팅에 나설 수 있는 유통업계에 반해 중소 사업자들은 많은 돈을 써가며 마케팅을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 대기업이 참여해 시장을 키워주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며 “하지만 대형 유통업체에 이어 온라인 오픈마켓들까지도 적극 영업에 뛰어들면서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버틸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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