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금감원)

교보·메리츠·현대 증권 및 한화계열 3곳 가장 부실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금융회사의 펀드 판매 관행이 지난해보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20일 지난 9~10월 총 30개 금융사 600개 점포를 대상으로 펀드 미스터리쇼핑을 실시한 결과 평균 점수가 76.6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평균 84.3점에 비해 7.7점(9.1%) 하락한 수치로 평가 시기와 기준 등을 사전 예고 없이 실시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스터리쇼핑은 외부 기관 조사원이 고객을 가장해 금융사를 방문, 상품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평가하는 것으로 평가 결과를 점수화해 5등급으로 나눈다.

등급별 판매사 현황을 보면 가장 높은 ‘우수(90점 이상)’ 등급을 받은 금융사는 광주은행, 교보생명, 대우증권 3곳이다.

이어 ‘양호(90~80점)’ 등급에는 증권사 5개사(HMC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대신증권, 신영증권, 신한금융투자), 은행 6개사(기업은행, 농협은행, 부산은행, 수협중앙회, 우리은행, 한국씨티은행), 보험 1개사(미래에셋생명)가 이름을 올렸다.

‘보통(80~70점)’ 등급에는 은행 3개사, 증권 3개사, 보험 1개사가 뽑혔고 ‘미흡(70~60점)’등급을 받은 곳은 국민은행과 동양증권이다.

가장 낮은 ‘저조(60점 미만)’ 등급을 받은 금융사는 교보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한화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 증권과 한화생명이다.

평가 항목에 따른 미흡한 사례를 보면 상담 시작 시 투자자 정보 파악 없이 주식형 펀드를 추천하거나, 추천 상품의 위험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주식형 펀드 2개를 상대적으로만 비교한 경우가 있었다. 성향 진단, 진단결과, 고지 부적합 동의서도 상담이 끝나고 가입서류를 작성할 때 입출금 창구 직원이 형식적으로 작성을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투자 위험에 대해서는 투자설명서나 간이투자설명서를 활용하지 않고 상품 안내장과 구두 설명으로 상담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은 위험한데 펀드는 은행에서도 판매한다’며 상대적으로 펀드의 위험성을 축소해 설명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2년 연속으로 미스터리쇼핑을 실시한 22개사 중 등급이 상승한 회사는 대우증권 등 3개사, 하락한 회사는 수협중앙회 등 9개사다.

이에 금감원은 평가 대상 판매사에 평가 항목별 결과 및 전체 모범·미흡사례 등을 통보해 판매관행 개선에 참고하도록 했다. 특히 평가 결과가 미흡하거나 저조한 판매회사에 대해서는 판매 관행 개선계획을 제출하도록 하고 이행 여부에 대해 중점 점검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향후 판매사들은 펀드 판매원들에 대한 자체 교육을 강화하고 영업점에 대한 판매프로세스 실태를 점검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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