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이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관장 홍성보)과 공동으로 ‘신들의 땅-제주․히말라야 샤머니즘의 만남’ 기획전을 열고 있다. 제주 큰굿을 연행하는 고(故) 이중춘 심방(왼쪽)과 네팔 히말라야 라이족의 비르카 바하두르 라이(오른쪽)가 굿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국립민속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지역 순회 공동 기획전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우리나라 제주도와 히말라야에서 전해 오는 샤머니즘을 만나볼 기획 전시가 마련됐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이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관장 홍성보)과 공동으로 ‘신들의 땅-제주ㆍ히말라야 샤머니즘의 만남’ 기획전을 지난 9일부터 개최해오고 있다.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이 지역 박물관과 협업으로 진행하는 ‘지역 순회 공동 기획전’ 사업 중 하나로 대구자연염색박물관, 보령석탄박물관에 이어 세 번째로 개최됐다.

‘제주․히말라야 샤머니즘의 만남’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번 전시는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 ‘제주’와 사방이 험한 산세로 채워진 ‘히말라야’가 주인공이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인간 삶의 애환에 반응했던 두 지역의 샤머니즘 이야기가 한 공간에서 펼쳐진다.

제주도는 1만 8천여 신들이 인간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샤머니즘이 전해오고, 히말라야는 삶을 둘러싼 모든 자연 속에 신들이 깃들었다고 믿고 있다. 이 두 지역은 원형에 가까운 샤머니즘(무속)이 유지되고 있는 특별한 지역으로 알려졌다.

전시에는 ‘라이족 샤먼 북(국립민속박물관 소장)’ ‘산판(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소장)’ 등 제주와 네팔 히말라야 지역의 샤머니즘 자료 114건 225점이 선보인다.

특히 두 지역의 대표적 샤먼인 제주도무형문화재 제13호 ‘큰 굿’ 기능보유자 고(故) 이중춘(남, 1937~2011)과 네팔 히말라야 부족인 라이족의 큰 샤먼 비르카 바하두르 라이(남, 1951~)가 실제로 사용한 물건들과 영상자료 등을 전시해 현장성과 사실성을 강조했다.

전시장에 재현되는 제주 ‘큰 굿’과 히말라야 라이족의 굿 연행 장소는 두 지역 샤머니즘 의례 공간의 특색을 효과적으로 비교해 볼 기회다.

전시 관계자는 “제주도와 히말라야의 샤머니즘은 두 지역의 지리ㆍ문화적 특수성 때문에 여러 차이를 보인다”며 “하지만 인간의 삶에 밀착된 문제들에 대한 원초적이고 종교적인 반응이라는 점에서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즉 이번 전시는 지리적으로는 멀리 떨어진 두 지역의 샤머니즘을 통해 인간이 지닌 종교적 심성이라는 보편성과 그 심성의 문화적 표현이 드러내는 특수성을 함께 조망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시는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 1층 특별전시실에서 오는 12월 23일까지 45일간(연중무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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