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오후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별관 강당에서 광화문 현판 글씨 ‘한글’로 할 것인지 ‘한자’로 할 것인지를 놓고 2차 토론회가 진행됐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할 것인지 ‘한자’로 할 것인지를 두고 7일 오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2차 토론을 벌였다.

문화재청이 마련한 이번 토론회는 한자와 한글 단체에서 각각 추천한 두 가지씩의 글씨체에 관해 발표자가 설명한 후 참여한 9명의 토론자가 자유 토론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광화문 글씨 한자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한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가, 한글 주장 측에서는 한글학회가 나섰다.

발제자로 나선 김영기 한국서도협회 회장은 “(고종 중건 당시의 편액인) 임태영의 글씨를 그대로 바로잡아 걸어두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허경무 한글학회 부설 한글서체연구원장은 “한글의 우수성을 광화문 현판을 통해 알려야 한다”며 “세종대로는 한글이 탄생한 곳이므로 (광화문 일대를) 한글문화특구로 잘 가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2차 토론회에서는 의견 대립이 한 치 물러섬이 없자 한자와 한글 현판을 함께 걸어 갈등을 풀자는 제안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11~12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5천 명을 대상으로 벌인 현판 관련 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57.8%가 한글을 선호했다. 한자는 41.3%가 지지했다.

광화문 현판은 경복궁 복원정비사업(1차 1990~2010년, 2차 2011~2030년)에 따라 제작하여 설치했으나 균열이 발생(2010년 11월)해 재제작하기로 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재제작하는 현판 글씨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대두함에 따라 문화재청은 국민 대상 여론조사(2011년 12월)와 공청회(2012년 4월), 제1차 토론회(2012년 8월)를 마련해 의견을 수렴해왔다.

문화재청은 이번 제2차 토론회에서 나온 결과를 취합하고, 이달 중으로 사회 각계각층 인사의 의견을 수렴해 12월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광화문 현판 글씨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또 현판 제작과 설치는 2013년 상반기에 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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