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위치한 강북제일교회 일부 교인들이 25일부터 ‘신천지를 명분삼아 반대세력을 몰아내려고 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교회 앞에 걸어 놨다.ⓒ천지일보(뉴스천지)

교회 측 “이단상담소 목사 말만 믿고 오판”
교권다툼·성범죄 피해자도 신천지로 몰아

[천지일보=박준성·장요한 기자] 한국교회가 급성장세를 보이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 이만희)에 관한 허위사실을 유포해 심각한 명예훼손을 끼친 사건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단대책위원 출신인 박형택·최삼경 목사와 신천지 출교자 신현욱 씨 등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신천지교인이 서울 강북제일교회를 장악하고 접수했다고 주장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 이단상담연구소(소장 박형택 목사)와 한국이단상담소협의회(소장 신현욱)는 지난 21일 ‘강북제일교회를 대상으로 한 이단 신천지의 산 옮기기 음모 폭로’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엔 박형택 목사, 신현욱 소장, 최삼경 목사가 참석했다. 이들은 전임 목사 황형택 목사가 사임한 이후 교회가 정상화되지 않고 오히려 더 큰 혼란에 빠진 배경에 신천지가 개입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강북제일교회를사랑하는모임(강사모)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하경호·윤석두 안수집사가 신천지 서울야고보지파 소속이라고 지목했다.

특히 이들은 최근 공공연하게 ‘교회를 신천지가 접수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면서 ‘전략적으로 신천지 산 옮기기’가 시도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에 대해 신천지 측과 강사모 측은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최삼경 목사와 신현욱 소장 등이 신천지인으로 지목한 하경호 안수집사는 본지 기자와 만나 “그들의 주장이 모두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하 집사는 “교회 일부 장로들이 최삼경 목사와 결탁해 신천지를 명분으로 반대 세력을 몰아내고 교회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날 한국교회 목사들은 자신들의 비리나 불법을 감추기 위해 마타도어(흑색선전) 수법을 통해 이단으로 정죄한다”고 꼬집었다.

하 집사는 신 소장에 대해 “강제개종 시키고 돈 받아 장사하고 있다. 정상적인 사람을 불법자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천지에서 15년 있다가 탈퇴(출교)한 자다. 자기 종교(신천지)를 배도하고 나와서 이단으로 정죄하고 있다”며 “뭔가 음모가 있다. 자기네 욕심을 채우기 위해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고 분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야고보지파 측은 “하경호, 윤석두 집사는 지파명단에 없다. 교적부를 확인한 결과 신천지 성도가 아니다”면서 “강북제일교회를 신천지가 접수했다거나 전략적으로 움직였다는 것도 다 거짓”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이날 주일예배 설교자로 나선 강종인 목사는 “교회에 신천지 교인 20여 명이 있다”고 말했다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 사과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강 목사는 예장통합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상담소 소속이다. 강 목사는 이 발언 후 교인들 앞에서 곤욕을 치렀다. 그는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지 않고 최삼경 목사, 신현욱 소장 말만 듣고 발언한 것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하경호 안수집사 등은 최삼경 목사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진행하고 최 목사가 시무하는 남양주 빛과소금교회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 한국교회, 교권다툼·범죄사실 은폐 위해 ‘마녀사냥’ 빈번
지난 2008년 대전 삼성교회, 2011년 서울 대양교회, 서울 삼일교회 등 분쟁 중인 교회에서도 ‘신천지 연루설’이 제기된 적이 있다.

대전 삼성교회는 지난 2006년부터 이형근 담임목사 지지파와 반대파로 갈리면서 갈등을 겪었다. 이 목사가 ‘교회와 신앙’을 끌어들여 이 교회 장로였던 한남대 총장인 김형태 장로를 신천지로 몰았다. 또 성가대에서 사도신경을 고백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성가대원들을 신천지로 몰아 교회분쟁이 격화됐다. 그러나 조사 결과 교회 내 신천지 신도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돼 이 목사는 결국 2010년 12월 사퇴했다.

서울 대양교회도 당시 담임인 김기종 목사가 최삼경 목사를 끌어들여 교회 수석장로 심재평 장로를 신천지인으로 지목했다. 총회 차원의 진상 조사에서 심 장로의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김기종 목사도 교회를 떠나게 됐다.

심지어 목회자의 성범죄 사실을 덮기 위해 피해자를 특정교단 신도로 매도하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성범죄 논란으로 삼일교회 담임목사직을 사임한 전병욱 목사 사태에서도 신천지 개입설이 제기됐다. 삼일교회 교인들은 10월 초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평양노회에 제출한 ‘전 목사 면직’ 호소문에서 ‘(성범죄) 피해자가 신천지라거나 자매가 먼저 유혹했다’는 등 소문을 퍼트려 교회 측이 사건을 은폐하려했음을 폭로했다.

이 같은 ‘신천지 마녀사냥’이야말로 교회 내 비리를 반증하는 것이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해 신천지 교회에 입교했다는 김미경(40, 서울 은평구) 씨는 “다니던 교회에서 신천지가 윤리적으로 문제 있는 집단인 양 말해 신천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와 두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신천지 선교센터에서 말씀을 배우면서부터 신천지에 대한 목사들의 말은 모두 거짓이었음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자신들의 무지와 비리가 드러날까봐 신천지를 온갖 거짓말로 모함하는 목회자들과 교계 언론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