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이 책은 부자 피라미드의 상층부에서도 가장 꼭대기에 있는 0.00001%의 슈퍼 리치 40인의 삶과 성공 전략을 추적한 탐사 기록이다.

전 세계 부(富)를 장악한 슈퍼 리치 이야기는 한 사람의 인생 역정이 응축된 짧은 평전이자, 생물처럼 진화를 거듭하는 기업 이야기이며, 전 세계 부의 흐름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이다. 부의 속성도 세계 경제도, 이들 슈퍼 리치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이 점이 평범한 일반인인 우리가 오르지 못할 산(山)이라 느껴지는 초일류 거부들의 이야기를 읽어야할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인 세 명의 기자들은 부의 흐름과 현재를 정확히 조망할 수 있도록 중국·인도·러시아·호주·나이지리아 등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전 세계의 슈퍼 리치들을 다루고자 애썼다. 덕분에 우리는 나이지리아의 시멘트 재벌 알리코 단고테(Aliko Dangote), 러시아의 철강 재벌 블라디미르 리신(Vladimir Lisin), 인도의 통신 재벌 수닐 미탈(Sunil Bharti Mittal), 할인마트 알디의 창업주이자 독일 최고의 부호인 카를 알브레히트(Karl Albrecht) 등 국내 언론에 거의 소개된 적 없는 슈퍼 리치들의 삶과 성공 전략을 만날 수 있다.

국적, 분야, 성공 전략 등 모두가 제각각인 40인의 슈퍼 리치에게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누구나 지니고 있지만 그 존재 자체를 잊고 사는 ‘부자 DNA’를 남들보다 더 일찍, 더 독하게 발현시켰다는 점이다. 이 책은 추진력, 배짱, 치밀함, 강박 등 40인의 슈퍼 리치를 부의 피라미드 맨 꼭대기로 이끈 부자 DNA를 찾아내 독자에게 안내하고 있다.


과거에는 ‘백만장자’, ‘600만 달러의 사나이’ 등 100만 달러(11억 원)가 부의 척도였던 적이 있다. 그러나 화폐 가치가 변화한 현재에는 100만 달러를 가진 사람을 부자라 부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최근 슈퍼 리치의 동향을 추적하는 보고서들은 억만장자를 부자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매년 ‘세계 억만장자 리스트’를 발표하는 미국의 경제저널 <포브스(Forbes)>는 조금 더 엄격한 잣대로, 부자 중의 부자 ‘슈퍼 리치’를 선정한다. <포브스>는 상장기업 주식부터 비상장기업 투자 지분, 보유 부동산, 현금성 자산, 심지어 요트나 미술품 같은 고가 수집품까지 망라해 10억 달러 이상의 재산을 가진 거부들을 대상으로 억만장자를 뽑는다. 부자 피라미드의 상층부에서도 가장 꼭대기에 있는 0.00001%의 사람만이 ‘슈퍼 리치’라 불릴 수 있는 것이다.

어지간한 사람들은 가늠조차하기 어려운 천문학적인 부(富)를 축적한 이들의 삶을 살펴보는 것이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전 세계 부를 장악한 슈퍼 리치의 이야기는 한 사람의 인생 역정이 응축된 짧은 평전이자, 생물처럼 진화를 거듭하는 기업 이야기이며, 전 세계 부의 흐름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이다. 슈퍼 리치를 모르고서 부의 속성을 이야기할 수 없으며, 이들을 빼놓고 세계 경제를 이야기할 수 없다.

이 책은 ‘세계 경제가 대전환 국면에 있는데, 우리는 언제까지 빌게이츠나 워런 버핏(Warren Buffett) 타령만 하고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의 시멘트 재벌 알리코 단고테(Aliko Dangote)는 한국 최고의 부자 이건희보다 재산이 29억 달러나 많다. 미국인으로는 다섯 번째 부자인 코크 형제(Charles-David Koch)는 국내에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2012년 미국 대선의 향배를 가를 중요 변수로 꼽힐 만큼, 미국 정계를 막후에서 지배하는 숨은 권력자들이다. 한국 이동통신업계 1, 2위 기업인 SK텔레콤과 KT가 세계적으로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하고 있는 반면, 인도 수닐 미탈(Sunil Bharti Mittal)의 바르티 에어텔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이동통신사다. 세계적인 브랜드 평가기관 밀워드 브라운(Millward Brown)이 발표한 ‘가장 가치 있는 세계 100대 브랜드’에서 한국 브랜드 중 가장 순위가 높은 삼성은 55위지만, 리옌훙(李彦宏)이 이끄는 검색엔진 바이두는 25위를 차지했다.

세계 경제의 흐름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전 세계 부를 장악한 주인공 또한 시시각각 바뀌고 있다. 부의 빠른 유속 변화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중국, 인도, 브라질,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의 ‘지는 해와 뜨는 해’, 슈퍼 리치들에게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이 시각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 전 세계의 슈퍼 리치들을 소개함으로써, 부의 과거가 아닌 부의 현재를 조망하고 있다.

최진주‧문향란‧남보라 지음 / 어바웃어북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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