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임진년을 맞은 종교지도자들은 새해 아침 소망을 가득 담은 희망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각 종단 신앙인들도 새로운 각오로 종교인으로서의 올바른 신행을 다짐하는 등 새해를 희망차게 맞이했다. 새해를 여는 1월부터 세간에 큰 화제를 불러 모은 것은 故 이병철 회장의 종교질문 24문항이다. 이 회장이 던진 종교질문에 대해 종교인마다 다양한 답변을 내놓으면서 더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상반기 이슈 중에는 종교인 과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분열, 백양사 승려 도박 사건, 불교쇄신안 발표 등이 종교계 안팎을 떠들썩하게 했다. 또 하나의 화제는 급성장세를 보이는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의 ‘동성서행’ 순회강연이었다. 이 총회장의 유럽‧미주 순회강연은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검색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한국천주교의 새 지도자 염수정 대주교 취임, 교회세습 논란, 전남대 여대생 납치사건 등이 관심을 끌었다.

 

▲ 故 이병철 회장은 살아생전 신부에게 종교 관련 24문항을 질문했다.

ZOOM 1 지난해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故 이병철 회장의 종교질문 24문항’이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이병철 회장이 죽음을 앞두고 신과 종교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던진 물음은 인간에게 종교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병철 회장은 죽음을 앞둔 시점에서 신부에게 그동안 알고 싶었던 24가지의 방대한 내용을 요약정리해 답을 듣고자 했으나 끝내 듣지 못하고 임종을 맞았다. 그리고 24년이 지나서야 한 언론사의 지면을 통해 천주교 신부로부터 그 답을 들을 수가 있었다. 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설득력이 부족하여 결국 나름의 종교인들이 정확한 답을 내놓겠노라 너도나도 언론과 광고를 통해 글로 소개하고 과시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ZOOM 2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3월 종교인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의사를 내비치자 종교계가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국민 3명 중 2명은 종교인 과세를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정부는 종교계의 반발을 의식해 2012 세제개편안에 포함할 예정이었던 ‘종교인 과세’를 추가시키지 못했다.

▲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전경.

ZOOM 3 금권선거로 홍역을 치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대표회장 선거 과정에서 또다시 내분이 일어나 분열되는 사태를 맞았다. 한기총이 창설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십여 개의 교단이 한기총과 결별을 선언하고 예장통합을 중심으로 한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을 설립해 사실상 한기총이 두 개로 분열됐다.
▲ 승려들이 백양사 근처 모텔에서 도박하는 영상이 공개돼 불교계가 홍역을 치렀다.

ZOOM 4 백양사 방장 수산스님 49재 전일(4월 23일) 백양사 인근에서 벌어진 도박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됐다. 논란이 커지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5월 11일 종단 소속 승려들이 수억 원대 도박을 벌인 것에 관한 참회문을 발표하게 된다. 자승스님은 ‘국민과 불자 여러분께 참회드립니다’는 성명을 통해 종단 내에서 발생한 도박사건에 대해 종단차원에서 철저히 조사하고 관련자를 엄벌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자숙과 참회 정진의 기간을 보내겠다고 덧붙였다. 스님은 참회문에서 세간의 욕망에 더욱 초연하여야 하는 수행자들이 입에 올리기도 부끄러운 행위를 함으로써 국민과 불자들에게 심려와 허탈감을 드린 것에 대해 깊이 참회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이만희 총회장이 미국 수정교회에서 말씀을 선포하고 있다.

ZOOM 5 국내에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신천지예수교회가 죽어있는 유럽 신앙인과 쇠락하고 세속화되는 미국 신앙인들의 영성을 깨우는 말씀순회강연으로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은 지난 5월 1차 동성서행의 행보를 독일 등 유럽에서 진행했으며 강연 요청이 쇄도하자 2차로 유럽 벨기에와 미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는 강연회를 펼쳤다. 동성서행은 서방 유럽에서 시작된 하늘 복음이 땅끝 대한민국까지 전해졌고, 동방 대한민국에서 신약이 이룬 것을 다시 서쪽으로 가서 전해 믿고 행하게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만희 총회장의 1, 2차 말씀집회 순회강연으로 유럽과 미국 신앙인들은 영성을 회복하는 체험을 했다. 예언으로만 전파됐던 신약 성경을 들고 성경대로 이뤄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유럽과 미국 신앙인들이 이뤄진 실상을 증거 받고 신앙이 다시금 뜨거워지고 있는 것이다. 독일, 벨기에, 미국 등에서 진행된 강연 때마다 라인마인TV, NBC 등 수많은 취재진이 몰려들어 이만희 총회장의 강연 내용을 연일 보도하기도 했다.

ZOOM 6 국가인권위원회가 ‘종교차별 인권침해 실태조사’를 위한 연구기관으로 종교자유정책연구원(종자연)을 지난 5월 16일 선정했다. 이에 한기총, 교회언론회 등 개신교계는 종자연이 불교계 인사가 주축이 되어 설립한 단체라면서 연구기관 계약철회를 인권위에 요구하며 파문이 일었다. 종자연은 오는 9월까지 국가, 종교단체, 학교 등 모든 기관에서 발생하고 있는 종교차별로 인한 인권실태를 조사할 예정이다. 한기총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는 이명박 대통령을 거론하며 인권위를 압박하는 등의 비난 성명을 발표해 논란을 샀다. 이와 관련인 권위는 계약 체결 과정을 절차에 따라 진행했는지를 점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승려 도박 파문으로 홍역을 치른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종단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ZOOM 7 도박파문으로 홍역을 치른 조계종이 6월 7일 종단 운영체계를 전면 쇄신하는 불교쇄신계획안을 발표했다. 이들은 사찰재정 투명화와 선거제도 개선 등을 통해 운영체계를 전면적으로 혁신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자승스님은 지난 수십 년간 사찰과 종단운영과정에서 빚어진 각종 부작용과 분규, 그리고 갈등의 본질은 사찰과 종단 운영시스템이 체계적이고 전문적이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고 결론 내렸다. 종단은 계기가 될 때마다 필요한 개혁적 조처를 했지만 부작용을 극복하는 데 현실적인 벽을 극복하지 못하였음을 인정했다. 

조계종은 총무원장 선거, 교구본사 주지 등 종단 주요인사 선거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부정과 잡음을 없애기 위해 소임자 선출제도를 불교 정신에 맞게 정비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으나, 최근 법주사 주지 선거 관련 금권선거 의혹이 또다시 불거지며 쇄신개혁 의지를 무색하게 했다.

▲ 대형교회 교회세습 논란을 불러 일으킨 충현교회 전경.

ZOOM 8 한국교회의 교회세습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서울 충현교회 설립자 김창인 원로목사가 처음으로 세습의 문제를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회개해 여론의 집중 관심을 받았다. 그는 아들에게 서울 충현교회를 물려준 사실을 인정하고 참회했다. 김 목사는 6월 12일 경기도 이천의 한 교회에서 ‘충현교회 회복을 위한 긴급성명서’를 읽었다. 김 목사는 첫 문장에서 “하나님 앞에 나의 잘못된 판단을 회개한다”면서 교회세습의 잘못을 자복했다.  

그는 아들 김성관 목사에 대해선 목회 경험도 없고 목사의 기본 자질이 돼 있지 않은 사람이라고 평가하며 위임목사 선정 당시 불거진 자질논란을 스스로 인정했다. 한편 기독교대한감리회가 9월 입법회의를 앞두고 ‘교회 세습방지 법안’을 신설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번 교회세습 방지법 추진이 개신교계에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염수정 대주교가 서울대교구장 취임 미사를 드리고 있다. 서울대교구장은 한국천주교를 대표하는 자리다.

ZOOM 9 한국 천주교계를 새롭게 이끌어갈 새 지도자가 탄생했다. 지난 5월 교황 베네딕도 16세로부터 제14대 서울대교구장으로 임명된 염수정 대주교는 6월 25일 명동성당에서 착좌(직위에 취임) 미사를 시작으로 한국교회의 얼굴인 서울대교구를 이끌게 됐다. 염수정 대주교는 “노인이나 어린이, 부유한 자나 가난한 자나, 모든 인간이 깊은 연대감을 갖고 하나의 가족,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야말로 착한 목자가 할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염 주교의 두 동생(염수완‧염수의 신부)도 형을 따라 사제의 길을 선택했다.

▲ 전남대 납치 사건 피해자가 기자회견을 통해 당시 상황과 사건의 전모를 밝히고 있다.

ZOOM 10 지난 7월 한낮 대로변에서 벌어진 ‘전남대 여대생 납치사건’이 세간의 화제가 됐다. 딸이 신천지교회에 출석하고 있음을 알게 된 여대생의 어머니가 모 교회 전도사의 말을 듣고 강제로 개종교육에 끌고 가려다 벌어진 납치 사건이었다. 납치 피해자는 후에 직접 당시 상황과 사건의 전모를 밝혔다. 피해자는 납치보다 언론의 편파보도가 자신에게 더 큰 상처를 입혔다고 심경을 고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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