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과 신문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둘 다 언론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볼 때 책임감이란 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일 것이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하는 것, 진실을 세상에 알리는 것, 이것보다 중요한 언론의 기능은 없을 것이다. 단순히 보도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보도의 기능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고 억울한 일과 오해는 풀어주고, 잘잘못을 밝히는 일. 그것이 바로 언론의 존재 이유다.

최근 출연자의 ‘직업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른 SBS 리얼 다큐 프로그램 ‘짝’ 제작진이 ‘불방’을 선언했다. ‘짝’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출연자 결정과정에서 사전 프로필, 사전 인터뷰, 서류검증을 거쳐 방송 적합성을 거듭 확인했으나 결과적으로 여자3호의 다양한 활동 이력이 드러났고 ‘외길 요리인생’을 걸었다는 방송내용에 상당한 신뢰성 훼손을 가져왔다”고 밝히며 “촬영 시 입은 옷을 똑같이 입은 쇼핑몰 모델활동 사진을 통해 홍보성 출연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여자3호의 해명과는 달리 성인방송 보조MC 활동과 기타 모델활동 등이 계속적으로 드러나 프로그램의 진정성과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어 제작진은 “여자3호의 홍보성 출연과 거짓말로 인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가 심각하게 훼손됐고, 자칫 짝을 찾기 위한 출연자분들의 진정성마저 곡해될 우려가 있어 뼈아프지만 불방을 하는 것이 옳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방송의 신뢰성에 흠집을 낸 여자3호에 대해선 법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방송 불방에 대한 결정은 제작진의 진정성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고자 함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들 제작진의 말처럼 진정성을 생명으로 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진정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방송을 만드는 모든 제작진들의 첫째가는 의무일 것이다.

하지만 출연자 결정과정에서 거듭 확인했다던 서류 검증(나이, 학력, 직업, 혼인 여부 등)과 사전 인터뷰만을 통해 출연자의 진정성 여부를 모두 파악했다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함이 없지 않다. 거짓이 난무하고, 없는 사실도 있는 것처럼 조작이 가능한 세상에서 사전 인터뷰나 서류만으로 진정성을 파악한다는 것은 어쩌면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보다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바로 이런 이유로 제대로 된 방송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이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하지만 어디서 사건 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일인 만큼 부담감도 클 테지만, 진정성 훼손에 대한 책임을 출연자의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책임을 전가한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런 일이 비단 이번 프로그램에서만 발생하는 일은 아니다.

그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지금 작가 전원 해고로 이슈가 되고 있는 MBC ‘PD수첩’의 일이다. PD수첩은 과거 2007년 5월 8일과 12월 25일 ‘신천지의 수상한 비밀’이란 제목으로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신천지교회에 대해 허위, 과장 보도를 해 2009년 10월 20일 방송된 PD수첩에서 신천지교회에 대한 정정 및 반론보도문을 방송하기도 했다.

신천지교회를 음해하려는 측의 입장만을 집중보도하고 정작 신천지교회의 입장은 무시한 채 이상한 집단으로 만들기 위해 영상을 교묘히 편집하는 등 방송인으로서의 최소한의 의무마저 저버린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PD수첩은 방송보도문을 통해 “주식회사 문화방송은 2007. 5. 8. 방송한 PD수첩 프로그램에서, 한 남자가 해머를 들고 문을 부수는 장면과 함께 같은 장면 하단에 ‘폭행, 가출, 부모까지 고소한다’는 자막을 방송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위 장면은 신천지예수교회 측의 다른 관리업체가 과천시 별양동 소재 쇼핑센터 4층의 승강기 운행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승강기 기계실의 시정장치를 부수는 장면이지, 신천지예수교회의 교인이 직접 자신의 가족이나 다른 교인을 폭행하는 장면은 아닌 것으로 밝혀져 이를 알려드립니다” 등의 정정 및 반론보도문을 내보냈다.

PD수첩의 편파, 왜곡 방송은 일상적인 삶을 살고 있는 교인들에게 가출, 이혼, 고소 등의 이름으로 상처를 주기도 했지만 스스로가 방송인으로서, 언론인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음을 만방에 증거하는 꼴이 되고야 만 것이다.

지금도 방송과 신문 등 많은 언론들이 언론으로서의 사명은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 채 언론인으로서의 권리만을 외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독자를 늘리기 위해 보도하기에 바쁜 것도, 광고성‧낚시성 기사를 아무 생각 없이 인터넷에 올리는 것도 스스로가 언론인으로서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론의 사명은 진실을 보도하는 것이며,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일이다. 제대로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혹은 어느 한 집단을 위해 편파적으로 보도하고 왜곡 보도한다면 분명 그 언론은 사장되고 말 것이다. 돈과 권력으로 진실을 잠시 감출 수는 있으나 영원히 감출 수는 없기 때문이며, 진실하지 못한 언론은 곧 그 불의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는 사람들이 진실한 언론을 기다리는 이유이며, 진정한 언론은 반드시 살아남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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